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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4연승 한화, 김성근 이슈 전화위복? 반짝효과?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6-01 02:40 | 최종수정 2017-06-01 02:41


◇한화가 꿈틀대고 있다. 8연패 뒤 4연승이다. 김성근 감독 중도하차뒤 전화위복일까, 반짝 효과일까. 지난달 27일 NC전 승리직후 하이파이브. 사진 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가 올시즌 첫 4연승을 내달렸다. 지난달 31일 대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3대1 승리를 만들어내며 환호했다. 8연패 뒤 4연승. 의미있는 승리였다. 4경기 중 3차례는 선발승 경기. 지난달 23일 김성근 전 감독의 사임의사를 구단이 전격수용하면서 한화는 시즌 중반 사령탑 부재라는 혼돈에 빠졌다. 그날부터 4연패가 더해지며 8연패 나락까지 떨어졌다.

다시 반등하는 한화. 과연 사령탑 중도하차 뒤 전화위복이 된걸까, 아니면 일시적인 반짝효과일까.

한화 선수단 내부는 빠르게 정상을 되찾고 있다. 선수들은 일상으로 돌아갔다. 최근 몇몇 고참 선수들이 떠나는 김 전 감독과 식사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파이팅을 외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정중동 행보다. 별로 나서지 않고 드러내지 않지만 선수들과 일일이 대면하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카리스마로 가득했던 시절보다는 웃음이 더 많아졌다. 하지만 시즌은 길고 변수는 많다. 한화는 유독 부상자가 많고 대체자원이 허약하다. 장기레이스를 버틸 힘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활기가 돈다, 김성근 색깔빼기 현재진행형

한화는 지난달 29일(월요일) 선수단 전체휴식을 가졌다. 김성근 감독 시절 월요일 휴식일마다 오후 1시쯤부터 3~4시까지 훈련이 이어졌다. 훈련에 대한 당위성은 김성근 감독의 존재이유와 맞닿아있다. 이상군 대행은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지쳐있다고 판단해 전체휴식을 줬다. 하지만 몇몇 선수들은 대전구장에 나와 웨이트 트레이닝 등 자발적인 개인훈련을 했다.

지난달 31일 외국인투수 알렉시 오간도는 두산전에서 6이닝 1실점 선발승을 거뒀다. 이례적으로 도미니카공화국 후배인 윌린 로사리오의 포수 출전을 건의했다. 로사리오는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포수로 뛰었다. 한화에 오면서 투수리드와 의사소통, 타격전념, 부상방지 등을 이유로 1루수(지명타자)로 전향했다. 김성근 감독의 뜻이었다. 로사리오 본인은 포수 포지션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이상군 대행은 고민했다. 최재훈이 허벅지 부상으로 빠져있고, 조인성도 어깨가 좋지 않지만 차일목이 제일 마음에 걸렸다. 차일목을 따로불러 격려하고 일부 양해도 구했다. 30일까지만 해도 로사리오 포수 출전에는 다소 부정적이었다. "경기막판에 잠시 내보낼 수 있다"며 제한적 기용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날 경기 직전 깜짝 발표를 했다. 첫번째 이유는 팀워크 저해요소가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오간도와 로사리오가 동료들에게 적극 해명했다. 둘이 배터리 호흡을 맞추면 더 잘할수 있을 것 같았다는 개인적인 희망사항을 밝혔을 뿐 팀역학관계를 허물거나 분란을 일으키려는 뜻이 아니었다고 했다. 선수들간 오해가 풀리면서 오히려 오간도와 로사리오가 위로받았다.

지난달 30일 두산전(5대2 한화승)이 끝난 뒤 있었던 김태균과 로사리오의 자진 특타도 대단히 이례적이었다. 둘은 40분 정도 특타를 했다. 이 대행이 코치들로 하여금 훈련을 돕도록 지시하자 김태균은 "코치님들도 퇴근을 해야한다. 코치님들이 오면 우린 안하겠다"며 버텼다. 결국 훈련보조인원들만 그라운드에 남았다. 규칙으로 여겨졌던 특타가 자발로 바뀌는 장면이었다. 다음날 김태균은 두산 선발 장원준을 상대로 선제 투런포를 때려냈다. 훈련 효율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부상자 속출, 허약한 국내선발, 옅은 선수층, 넘을 산 많다

한화는 10개구단 최고령팀이다. 수년간 외부FA를 끌어모으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나이 많은 선수들은 부상에 더 쉽게 노출된다. 한화는 부상자가 너무 많다. 당장 최진행(옆구리 근육부상) 최재훈(허벅지) 조인성(어깨) 이용규(손목골절) 등이 장기결장 중이다. 정근우와 김태균은 송광민은 허벅지가 좋지 않아 전력질주가 쉽지 않다. 투수쪽에선 권 혁 배영수 송창식 안영명이 수술 뒤 복귀 첫 시즌이다. 이태양과 윤규진은 수술 복귀 두번째 시즌이다.

부상에 많이 노출돼 있다보니 주축선수가 빠지면 전력이 요동친다. 1군과 2군의 수준 차가 크다보니 공백을 메울 선수도 마땅치 않다. 지난달 30일 최근 컨디션이 좋은 외야수 양성우가 무릎에 사구를 맞아 31일 경기에 뛰지 못했다. 2군에서 김원석을 올렸는데 2군 코칭스태프에서도 김원석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보고했지만 선수가 없어 어쩔수 없이 콜업했다.

국내선발진은 부침이 심하다. 배영수는 관록으로 버티고, 이태양과 윤규진은 좋을 때는 좋고, 나쁠 때는 나쁘다. 안정적인 10승 투수가 없는 상황이다. 송은범과 안영명 심수창은 올시즌 안으로 제대로된 활약을 선보일 지 미지수다. 그나마 불펜 필승조(권 혁 송창식 장민재)와 마무리 정우람으로 버틴다. 선발진의 컨디션이 좋을 때는 잠시 치고 올라가지만 그렇지 않을때는 순식간에 미끄럼틀을 탄다.

한화는 인기팀이다. 수년전 최하위를 밥먹듯이 할때도 대단한 팬덤으로 선수들은 지지를 받았다. 김성근 감독이 오면서 이같은 현상은 심화됐다. 타팀 같았으면 제대로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성적표를 쥐고도 한화에서는 당당하게 1군자리를 보전받을 수 있었다. 자연스런 팀내경쟁으로 인한 전력강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9년간 가을야구를 하지못했다. 문제가 한 두개였으면 고치고도 남았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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