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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고민해요. '이게 맞는 것일까'하고."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새해 업무가 시작된 지난 2일 오후. 그는 한 글러브 제조업체 관계자들과 긴 시간 미팅을 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해당 업체의 글러브를 사용해 왔지만, 스프링캠프와 새 시즌을 앞두고 좀 더 확실하게 주문 사항을 점검하기 위한 자리였다. 서건창은 디테일하게 장비의 규격과 품질에 관한 의견을 전달했다. 이미 지난해 말에도 배트 제조업체 관계자들과 이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새 시즌을 위해 장비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점검하는 모습에서 서건창의 각오를 엿볼 수 있다.
서건창은 "나 뿐만 아니라 많은 프로 선수들이 이런 미팅을 한다. 장비는 내 몸의 일부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소흘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 시간을 통해 2018시즌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2017시즌은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올해는 뭔가 다를 것 같다. 박병호 선배도 돌아와 팀이 더 큰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2018시즌에 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건창은 2014년 타율 3할7푼에 201안타를 기록해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2015년에는 부상과 타격 폼 변화 실패로 85경기에서 2할9푼8리에 그쳤지만, 2016~2017시즌에는 시즌당 평균 180안타에 3할2푼 후반대의 타율로 제 모습을 회복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 만족할 순 없다. 2014년 때의 느낌과 페이스를 회복하면 타격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록을 다시 쓸 수도 있다. 한국에 돌아온 '타격머신' 김현수(LG)나 새로운 '타격달인' 김선빈(KIA), 박건우(두산) 등과도 흥미로운 싸움을 펼칠 가능성도 크다. 과연 서건창의 끊임없는 고민은 어떤 결실로 이어질까. 2018시즌이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