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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교체도 실패, 듀브론트 진짜 문제는 '집중력'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4-12 21:05 | 최종수정 2018-04-12 22:15


◇펠릭스 듀브론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주축 전력인 외국인 선수에 대한 기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100만달러(한화 약 10억7000만원)의 사나이' 롯데 자이언츠 펠릭스 듀브론트(31). 그런데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친다. 시범경기에선 최고 147㎞ 직구, 139㎞ 포크볼이 인상적이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31승 투수다운 활약을 해줄 것 같았다. 그러나 실망의 연속이었다. 12일 넥센 히어로즈전 등판 전까지 3경기에서 2패-평균자책점이 11.37. 3경기서 12⅔이닝을 던졌는데, 5이닝 이상을 책임진 것은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스전(6이닝 5안타 5실점) 한 차례 뿐이었다. 경기를 치를수록 구속이 떨어졌다. 6일 LG 트윈스전 직구 평균 구속은 130㎞ 중반이었다. 주자가 있으면 흔들리는 제구력도 문제였다.

조원우 롯데 감독이 내놓은 해결책은 포수 변화다. 12일 김사훈이 듀브런트와 호흡을 맞췄다. 두 선수가 배터리를 이룬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동안 듀브론트가 등판할 땐 나종덕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김사훈은 지난달 31일 1군에 콜업됐다. 또다른 외국인 투수 브룩 레일리와 두 차례 배터리를 이뤄,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도왔다. 11일 넥센전 활약도 좋았다. 2회초 1사에서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마운드를 내려온 송승준을 대신해 갑작기 등판한 진명호가 3⅔이닝 무안타 4탈삼진 호투를 하는데 일조했다. 이날 2059일, 6년여 만에 구원승을 따낸 진명호는 "(김)사훈이형의 리드가 워낙 좋았다. 마운드에서 (볼 배합을 주고 받으며) 단 한 번도 고개를 흔들지 않았다"고 공을 김사훈에게 돌릴 정도였다.

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사훈의 포수 선발 출전은) 듀브론트에게 환경을 바꿔주는 차원의 결정"이라고 했다. 그는 "투수 성향에 따라 포수와 호흡에 차이가 있다. 김사훈이 최근 수비가 좋았고 타석에서도 자신감을 보여줬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조 감독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듀브론트는 5회까지 6안타(1홈런) 4실점(3자책)하고 강판됐다. 4경기 통틀어 가장 많은 7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여전히 최고 구속은 140㎞ 초반에 머물렀다. 커터와 슬라이더는 앞선 경기보다는 예리했지만 여전히 들쭉날쭉 했다.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5회초엔 마이클 초이스에게 2점 홈런을 내준 뒤 박병호 김태완 장영석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투구수는 97개, 한계치인 100개에 달했다.

듀브론트-김사훈 카드는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 떨어진 구속과 포수의 리드가 아닌 집중력이 문제였다. 듀브론트를 바라보는 조 감독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 같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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