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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강백호의 수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22일 경기 타구를 보면 잘 맞기는 했지만, 평범한 외야수라면 잡을 수 있는 아니 잡아야 하는 타구였다. 만약 그런 플레이가 승부처에서 나왔다고 한다면, 상상도 하기 싫은 끔찍한 일이 될 것이다.
아마 그 공을 놓친 강백호를 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강백호는 고졸 신인으로 프로에 와 처음으로 외야 수비에 나서고 있다. 팀이 간판스타로 키우겠다며, 평소 취약 포지션이었던 좌익수 포지션 투입을 못박았다. 김진욱 감독도 초반 실수는 어쩔 수 없는 것이며, 멀리 내다보고 강백호를 좌익수로 키우겠다고 했었다.
김 감독의 결정은 십분 이해할 수 있다. 선수를 키우는 것도 좋지만 당장 프로가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방망이를 아무리 잘쳐도 수비에서 구멍이 난다면 팀에 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 지명타자로 나가다, 좌익수로 나가다 하면 안그래도 수비가 불안한 선수가 심적으로 더 위축된다. 자주 수비를 하면 자신감이 생길 수 있는데, 가끔 나가서는 올라왔던 감각이 다시 떨어지기 때문이다. 평범한 뜬공은 잘 잡아도, 김주찬 타구처럼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에는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 아직은 체력이 부족한 신인이기에 수비를 쉬어주며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딜레마다. 강백호를 계속 지명타자로 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타격이 좋은 다른 타자들이 기회를 못얻는 점도 문제지만, 가장 큰 건 미래가 창창한 선수를 반쪽 선수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KT도 결정을 내려야 한다. 아예, 실수가 나올 걸 감안하고 꾸준하게 출전을 시키는 게 첫 번째 방법이다. 두 번째는 올해는 수비를 내보내지 말고 지명타자 위주로 활용한 뒤, 비시즌에 집중적인 수비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도 지금은 평균 이상의 우익수가 됐지만, 처음 외야 수비에 나섰을 때는 롯데에서 한숨만 내쉬었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 KIA 최형우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잘하는 선수는 없다. 때문에 강백호도 발전할 여지가 충분하다. 많은 전문가들이 손아섭이 처음 만세를 부를 때에 비하면, 강백호가 더 낫다고 평가한다. 다만, 선수가 불안감 없이 성장할 수 있는 확실한 노선은 필요해 보인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