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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수비 실책 하나. 경기 결과 전체를 바꿔버리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킨다.
KT 위즈는 6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대5로 역전패했다. 전날 2대11로 대패한 가운데 휴일 만원 관중 앞에서 또다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KT는 5일 KIA전에서 잘싸웠다. 선발 고영표가 호투했다. 팀도 1-0으로 앞섰다. 하지만 5회초 1사 후 중견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김민식의 타구를 무리하게 잡으려다 뒤로 빠뜨려 단타를 3루타로 만들어주고 말았다. 허무하게 동점을 내준 고영표. 이 실점 때문이라고 100%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6회 흔들리며 안치홍에게 역전 결승 투런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5회 실점이 없었다면 경기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김 감독도 화가 난 것이었다. 로하스는 이전에도 무리하게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공을 빠뜨리는 장면을 몇 차례 연출했었다. 그래도 김 감독은 "로하스가 열심히 하려다 그런 것이니 어쩌겠느냐"며 선수를 감쌌다.
6일 경기도 똑같았다. KT는 6회까지 2-1로 앞서나갔다.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가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7회 2사 3루 상황서 유격수 심우준이 대타 안치홍의 땅볼 타구를 잡고 1루에 악송구하며 경기가 꼬였다.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하고, 곧바로 로저 버나디나에게 역전 투런포를 허용했다. 생각지도 못한 수비 실책에 허탈감이 팀 전체로 퍼진 결과는 충격의 역전이었다.
중견수쪽으로 빠질 수 있는 타구를 잡은 건 좋았지만, 몸이 이동하던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며 역방향 송구가 엇나갔다. 승부처 긴장한 탓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라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다. 안치홍이 전날 경기에서 발 뒤꿈치를 다쳐 전력 질주가 안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훨씬 더 여유있게 공을 처리했어도 됐다.
그래도 2-4 스코어였다. 8회 쐐기점 1점을 주는 장면도 아쉬웠다. 1사 1루 상황 이범호의 뜬공을 좌익수 오태곤이 타구 판단을 잘못해 안타로 만들어주고 말았다. 보이지 않는 실책. 그리고 이어진 상대 스퀴즈 작전에서 포수 장성우가 공을 잡지 못하며 다시 한 번 허무한 점수를 주고 말았다. KIA는 100% 스퀴즈 작전을 걸어 3루주자 최형우가 뛴 가운데, 타자 최정민이 번트를 대지 못했다. 공만 잡았다면 최형우는 횡사였다. 하지만 배트에 눈이 가려졌는지, 장성우가 포구에 실패하고 공이 앞으로 튕겨나가며 KIA는 행운의 점수를 얻었다. 5일 경기에서도 장성우는 피치아웃 상황에서 2루 송구를 엉뚱한 곳에 해 상대에 손쉬운 득점 찬스를 만들어줬었다. 김 감독은 "성우가 최근 포수로서의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다. 잘하려다 보니 그런 실수가 나온다"며 다시 한 번 감쌌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실책들을 감싸기만 할 수는 없다. 이 작은 차이가 곧 팀 전체 실력 차이다. 1위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보면 전 포지션 수비에서 물샐 틈이 없다. 선수들이 기본 플레이에 많은 신경을 쓴다. 방망이의 힘은 KT도 훌륭하다. KT가 패하는 경기들을 보면 결국 눈에 보이는,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