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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를 들어다 놨다!
안타도 안타지만, 사실 10회말 김성현의 수비가 더 중요했다. 무사 1, 2루 위기서 이용규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뒤 글러브 토스해 1루주자를 2루에서 잡아냈다. 만약, 이 타구가 빠졌다면 2-4에 무사 1, 3루 위기가 다시 이어질 뻔 했고, 공을 잡고 제대로 송구를 하지 못해 2루에서 주자가 살았다면 무사 만루 대위기를 맞을 뻔 했다. 여기서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냈기에 마무리 신재웅이 흔들리지 않고,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그 수비 장면을 다시 돌려보면, 과연 김성현이 한 수비가 맞느냐고 의심이 될 정도로 멋졌다. 메이저리그 호수비 명장면 모음에도 들어갈만한 최고의 수비였다. 김성현의 실력을 평가 절하하는 게 아니라, 최근 수비 실책으로 더 유명해졌던 김성현이었다. 공교롭게도 신재웅이 등판한 2경기, 막판 클러치 실책으로 팀과 마무리 투수에게 패전을 안겼다. 5월27일 한화전, 5월31일 두산 베어스전이었다. 신재웅은 2경기 7실점을 했는데, 자책점은 0점이었다. 모두 김성현의 실책이 시발점이었다.
하지만 김성현은 한화전 호수비를 통해 '나는 원래 이런 선수'라는 사실을 제대로 알렸다. SK에는 호재다. 시즌 초반에는 김성현과 함께 최 항이 2루로 번갈아 나갔지만, 점점 김성현의 출전 경기수가 늘었고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2루수 중에는 '4할타자' 안치홍을 제외하고 가장 안정적인 타격을 해주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9일까지 타율 3할2푼1리 25타점을 기록중이다. 2015년과 2016년 풀타임을 뛰며 타율 2할9푼7리, 3할1푼9리를 기록했다. 홈런도 8개씩 쳐냈다. 김성현이 공-수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안그래도 강타자가 많은 SK 타선의 짜임새가 훨씬 좋아질 수 있다. 하위 타선에서 적시타가 하나씩 나오면 그만큼 경기는 쉽게 풀린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