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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9회초 수비에 무슨 일이?' 간담 서늘했던 두산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6-10 20:06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무사 1,3루 NC 박석민의 내야땅볼때 1루주자 나성범이 두산 3루수 허경민의 악송구로 홈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10/

혼돈의 9회초. 두산 베어스 수비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2대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허무하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패배였다.

이날 선발 이용찬은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 요건을 갖추고 물러났다. 타자들도 NC 선발 왕웨이중에 가로막혀 많은 점수를 뽑지는 못했지만, 1회말 박건우의 선제 적시타와 2회 김재호의 솔로 홈런으로 가뿐히 2-0 리드를 쥐었고, 8회말까지 2점 차 리드가 유효했다.

하지만 9회초 생각지도 못했던 비극이 발생했다. 이용찬이 물러난 이후 8회초는 이현승이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 9회초 김강률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강률이 첫 타자 이상호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투수가 김승회로 교체됐다. 김승회가 나성범과의 끈질긴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맞아 무사 1,3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지만, 다음 타자 박석민의 타구가 투수 김승회 앞으로 힘없이 구르는 땅볼이 됐다. 타구를 잡은 김승회는 침착하게 공을 잡아 3루 주자를 잡기 위해 3루수 허경민에게 공을 던졌고, 홈을 지키던 포수 양의지와 함께 협살 플레이가 펼쳐졌다.

정상적으로 처리했다면, 3루 주자를 아웃시키고 1사 1,3루가 될 수도 있던 상황. 그러나 3루 주자를 몰던 포수 양의지가 다소 빠른 타이밍에서 3루수 허경민에게 다시 공을 던졌다. 2루를 지나 3루까지 다가오던 주자 나성범을 의식한 플레이였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무사 1,3루 NC 박석민의 내야땅볼때 협살에 걸렸던 3루주자 이상호가 홈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10/
그때 아직 태그가 되지 않았던 이상호가 빈틈을 파고들어 재빨리 홈에 돌진했다. 허경민이 다시 홈으로 공을 던졌지만, 아직 양의지가 자리를 잡기 전이었다. 급하게 던진 공은 양의지의 키를 훌쩍 넘겨 뒤쪽으로 빠지고 말았다. 그사이 이상호는 물론이고, 나성범까지 홈을 밟아 2-2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두산 배터리가 '멘붕'에 빠진 사이, 권희동이 스퀴즈 번트로 또 1점 득점 하며 순식간에 2-3 역전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비슷한 장면은 지난해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나왔었다. 당시 0-0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두팀은 8회말 KIA 공격때 희비가 갈렸다. 3루 주자 김주찬이 런다운 플레이에 걸렸을때, 양의지가 3루로 송구를 했는데 그사이 김주찬이 득점을 올렸고 이 점수가 KIA의 결승점이었다.

다행히 9회말 두산이 끈질긴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다시 동점을 만들었고 오재원의 끝내기 3점 홈런으로 6대3 승리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끝이 났다면 어땠을까. 두산에게는 간담이 서늘한 장면이었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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