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잘 나가는 한화 이글스에도 고민은 있다. 두 가지다. 주전들, 특히 야수들의 줄부상(김태균 정근우 양성우). 그리고 심각한 방망이 침체다. 불펜을 중심으로 한 마운드가 걱정없이 돌아가기에 타선 아쉬움이 더 커 보인다. 아무리 잘 던져도 치지 못하면 비길 수는 있어도 이길 수는 없다. 그나마 필요 점수는 얻고 있기에 12일 현재 37승27패(0.578)로 단독 2위다.
이성열은 12일 넥센전 결승투런을 때려내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6푼8리, 4홈런 10타점을 기록중이다. 올시즌 타율 3할3푼7리(리그 11위)에 12홈런 39타점. 생애 최고 시즌이다.
강경학과 이성열은 눈물젖은 빵을 먹었다. 길었던 백업 시간, 수년째 B급으로 인식됐다. 강경학은 툭툭 갖다 맞히는 힘없는 타격에 대과없는 내야수비로 백업요원을 맡아왔다. 2년 후배 하주석에게 가려 더이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랬던 그가 새롭게 타격폼을 연구하고 변신을 시도해 하체를 이용하는 강한 방망이를 들고 나타났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놀랍기만 하다. 박수만 치고 있다"며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다.
이성열은 지난해 후반기 불꽃같은 시간을 보내며 81경기에서 타율 3할7리 21홈런 65타점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는 규정타석을 채우며 중심타선 일원으로 생애 최고해를 보내고 있다. 안경을 착용하자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특유의 파워에 정교함까지, 덧붙여 득점권 타율(0.308)까지 개선되고 있다. 12개의 홈런중 투런 이상이 7개나 된다.
강경학과 이성열은 이구동성으로 "더 잘해야 한다"고 했다. 언제 다시 배고팠던 시간으로 돌아갈 지 모른다는 절박감. 하루 하루를 버티겠다는 간절함이 이들을 지탱한다. 덧붙여 한화는 건강한 팀내경쟁이 팀컬러를 바꾸고 있는 중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