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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50승 선착. 두산 베어스의 묵직한 선두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주전 선수들을 체력 안배 차원에서 교체하고, 휴식을 주면서도 탄탄한 선수층 덕분에 크게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동안 시즌을 끌고 오면서 외야 백업 요원 국해성(무릎 인대 파열)을 제외하고는 큰 부상 선수는 없었지만, 작은 부상을 달고있는 선수는 여럿 있었다. 특히 공수에서 존재감이 큰 주전 포수 양의지는 워낙 체력 소진이 큰 수비 포지션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1~2번씩 지명타자로 나서거나 선발에서 제외하며 컨디션을 조절한다. 24일 삼성전에서도 양의지와 3루수 허경민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과감히 선발에서 제외했다. 허경민은 허리 부위 근육통이 있어 후반 대타를 대기했지만, 6회초 대타로 나와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주전 외야수이자 중심 타자 중 한명인 박건우도 3회초까지 뛰고 컨디션 난조로 교체됐으나 나머지 타자들이 맹활약을 펼친 덕에 구멍이 나지 않았다. 2번타자로 전진 배치된 조수행이 데뷔 첫 홈런과 적시타를 치며 공격을 이끌었고, 오재원은 사이클링 히트에서 3루타 하나 모자란 4안타 경기를 했다. 경기 후반 불펜이 흔들리며 연거푸 실점했어도 그때마다 꼬박꼬박 달아나는 점수가 나와 삼성의 추격을 저지할 수 있었다.
50승 선착은 큰 의미가 있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지만, 그동안 정규 시즌 50승 선착팀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확률은 무려 74.1%(27번 중 20번)나 된다. 또 50승 선착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도 63%(27번 중 17번)로 높은 편이다. 그만큼 빨리 승수를 벌어놓은 팀이 시즌 마지막까지 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두산의 투타가 100%라고 볼 수는 없다. 선발진에서도 기복이 있는데다, 타선 역시 크고 작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뚜렷하다. 또 두산은 지미 파레디스 퇴출 이후 외국인 타자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처럼 전력이 최상이 아닌 상황에서 50승 선착은 더욱 가치가 있다. 두산의 독주 체제가 무서운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