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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대단한 투수전(A great pitching duel).'
아델만과 치열한 투수전을 펼친 LG 임찬규의 호투도 빛났다. 6⅓이닝 동안 7안타를 내주고 1실점을 기록했지만, 패전을 안았다. 임찬규로서는 한 점도 뽑지 못한 타선을 원망할 수도 있지만, 사실 선발투수간 승부에 있어서는 "상대의 피칭이 더 좋았다"고 받아들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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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 대구 경기에서는 한화 이글스가 최진행의 솔로홈런을 앞세워 삼성을 1대0으로 물리쳤다. 당시 삼성의 패전투수가 바로 아델만이다. 7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부활을 알린 아델만은 6회초 선두타자 최진행에게 몸쪽 143㎞ 투심을 던지다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한화는 선발 김민우가 6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뒀고, 이어 불펜투수 4명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경기 시간은 의외로 긴 3시간 12분이 걸렸다.
이처럼 1대0 승부는 짜릿함을 선사하지만, 감독으로서는 경기 내내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25일 LG 류중일 감독은 4차례의 스코어링 포지션 기회가 있었음에도 적시타 하나가 나오지 않자 고개를 뒤로 젖히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부터 지금까지 1대0 경기는 348차례 있었다. 주목할 것은 이 가운데 무실점 완투, 즉 1대0 완봉승 투수는 몇 명 있었냐는 것이다. 총 117명이다. 투수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1대0 완봉승'과 '1안타 완봉승' 중 무엇이 더 어려울까. 대부분의 투수들은 1안타 완봉승이 더 어렵다고 했다. 무안타 완봉승, 즉 노히트노런이 2016년 6월 30일 두산 베어스 마이클 보우덴까지 14명 밖에 안나왔는데, 1안타 완봉승도 노히트노런 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관한 공식 집계는 없지만, 1대0 완봉승보다는 적다는 게 KBO의 입장이다.
1대0 승부는 아니지만 역대 최고의 투수전으로 꼽히는 경기가 있다. 최동원과 선동열의 전설적인 연장 15회 완투 대결이다. 1987년 5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두 레전드는 똑같이 15이닝을 던지며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동열이 232개, 최동원이 209개의 공을 던지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그보다 1년 전인 1986년 7월 27일 인천에서는 15회 연장 완봉 무승부 경기가 있었다. 해태 타이거즈 차동철과 청보 핀토스 김신부가 나란히 연장 15회까지 한 점도 주지 않고 완투를 한 것이다. 결과는 0대0 무승부. 역대 최고의 투수전으로 꼽히는 이 경기는 양팀 선발이 모두 무실점 완투를 하고도 승리를 하지 못한 유일한 사례다.
어떤 유형이 됐든 투수전으로 펼쳐지는 경기는 시간도 절약되고 1점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찜통 더위에 지친 선수들이나 팬들을 위해 1대0 승부가 좀더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