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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는 사회인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7대10으로 덜미를 잡혔다. KBO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나섰지만 탄탄한 기본기로 무장한 일본의 벽에 막혔다. 아시안게임 야구 한-일전의 마지막 추억이다.
이번 대회에 나선 23명의 일본 선수는 전원 사회인팀 소속이다.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사전 계약한 요시카와 순페이(23·파나소닉)가 대회 직전 이탈한 가운데, 선수 대부분이 KBO리그 선수들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예선 3경기를 통해 드러난 '불방망이'가 돋보인다. 자카르타 현지에서 일본대표팀 경기를 취재 중인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이자 본지 칼럼니스트인 무로이 마사야씨는 "자카르타 입성 전까지 이시이 아키오 감독은 마운드보다 타선에 대한 걱정이 컸다. 그런데 훈련 과정을 거치면서 타자들의 타격감이 급상승했다"고 대량득점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시이 감독이 태국과의 3차전에서는 주전들을 벤치에 앉힌 채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했고, 대승을 거뒀다. 팀 분위기 자체가 상당히 고무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전 선발 투수는 파키스탄전에 선발로 나서 4이닝 2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오카노 유이치로(24·도시바)가 유력하다. 오카노는 대회 전 이탈한 요시카와에 비해 제구나 경험 면에서 우수한 '에이스'로 꼽혔던 선수다. 이에 대해 무로이씨는 "우완 투수인 오카노는 직구와 포크, 커터 모두 좋은 정통파 투수"라며 "위기 관리 능력이 좋고 차분한 성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단기전인 만큼 (일본 대표팀이) 사회인 대회와 마찬가지로 상황에 따라 (선발-불펜) 등판 순서를 바꿀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예선 3경기서 달아오른 타선은 모두가 경계대상이다. 이 중 도시대항대회에서 타율 5할2푼4리(21타수 11안타)로 오사카가스의 우승을 이끌었던 지카모토 고지(24)와 소속팀, 대표팀 모두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사사가와 고헤이(24·도쿄가스), 중국전에서 3타수 2안타 7타점을 몰아친 모리시타 쇼헤이(24·히타치제작소)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