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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올라왔으면 쓰겄습니다. 꼭 다시 붙게요."
하지만 중국야구는 저력이 있었다. 어쩌면 한국 타선이 중국 투수들을 너무 공략하지 못해서 일수도 있다. 어쨌든 한국은 5회초까지 2-0으로 근소한 리드의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프로 올스타급 드림팀이 중국을 상대로 치른 경기라기 보다는 수준이 엇비슷한 두 팀의 경기를 보는 듯 했다.
그러나 5회말 박병호가 야구장 중앙펜스 뒤 보드 상단을 그대로 넘어가는 초대형 스리런 홈런을 터트리며 5-0을 만들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후 한국은 6회에 3점을 더 추가해 8-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콜드게임 요건을 아쉽게 달성하지 못했다. 7회초 대수비로 유격수에 들어간 오지환과 역시 교체 투입된 포수 이재원이 1사 1, 3루에서 실책성 플레이를 합작했다. 이재원이 2루로 송구했는데 커버를 들어온 오지환이 잡지 못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송구와 포구가 모두 좋지 못했다. 이로 인해 8-1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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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선동열 감독은 "선수들이 운동장에 너무 좀 오래 있었다. 금요일에 기도 시간이 길다보니. 대회 본부에서 10시 이후에야 운동장을 쓸 수 있다고 했다. 오후 2시로 경기 시간이 변경된 이유도 기도 시간 때문이라고 들었다"면서 "어쨌든 훈련 마치고 선수들이 4시간 정도 대기하다보니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워지고 배트 스피드나 이런게 좀 안 좋았다"고 타격 부진의 원인을 '길었던 운동장 대기시간'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 감독은 "그래도 박병호가 홈런 치고 나서는 공격이 좀 원활해졌다. 이제 슈퍼라운드 마치고 결승전이니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전까지 무안타에 허덕이다 이날 3안타를 친 손아섭에 대해서는 "손아섭이 그래도 해줘야 할 선수라고 생각한다. 안타 연속으로 치고 해서 자신감이 붙지 않았을까 한다. 좋은 모습을 기대한다"면서 "정우람 역시 한창 때 정도는 아니지만, 내일 결승에 요긴할 때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선 감독은 일본과 대만 중에서 결승전 파트너로 어디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래도 대만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꼭 다시 붙고 싶다"며 설욕의지를 불태웠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