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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KIA 타이거즈의 선택은 에이스 양현종이었다.
그래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등판이 불투명했다. 아무리 경미한 부상이라고 해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등판했다가 다시 다치면 팀과 본인 모두에게 치명적인 손해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왜 1차전 선발로 나서게 된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양현종의 의지였다. 양현종은 피칭에 대한 욕심이 많다. 오래 던지겠다는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다. 많이 던지기 위해 더 열심히 보강 운동을 한다. 그는 지난 5년간 매년 17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실력과 내구성에서 한국 최고의 투수다. 병원에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듣자마자 팀에 합류하더니 곧바로 불펜피칭까지 하며 자신의 건강함을 알렸다. 던지겠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FA(자유계약선수) 최형우를 영입해 우승 후보로 꼽혔을 때도 KIA의 목표는 홈에서 포스트시즌을 하는 것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페넌트레이스 1위를 하면서 한국시리즈 1,2차전을 광주에서 치렀다.
5위팀이 홈에서 포스트시즌을 하는 방법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를 모두 이겨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 뿐이다. 첫 경기에서 패하면 그것으로 가을야구가 끝났다. 당연히 1차전에 최고의 카드를 선발로 내야한다.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는 시즌 후반에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만큼의 믿음을 주지는 못했다. 만약 양현종과 헥터 중 1차전 선발을 고르라면 양현종을 꼽을 수밖에 없다.
KIA의 선택은 양현종의 등판 순서가 아니라 양현종이 등판 하느냐 못하느냐였다. 본인의 의지와 병원 검진 결과, 불펜 피칭 결과는 모두 '양현종이 등판할 수 있다'였다.
양현종이 팀 운명을 걸고 1차전에 나선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