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3일 전 만해도 그냥 공상처럼 여겨졌던 일이 현실이 됐다. 초반 2연패로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탈락 위기에 몰렸던 넥센 히어로즈가 마치 불사조처럼 되살아났다.
현 시점에서 넥센은 팀의 기세나 분위기, 집중력은 최상으로 올라와 있다. 심리적인 조건은 충분히 리버스 스윕을 만들어낼 정도로 갖춰진 상태다. 다만 두 가지 큰 걸림돌이 있다. 결국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는 지에 리버스 스윕의 성사여부가 달렸다.
하나는 포스트시즌을 길게 치르느라 뚝 떨어진 체력의 회복이다. 넥센이 가을 무대에서 사투를 벌인 건 지난 10월16일부터 벌써 보름이 훌쩍 넘었다. 5차전이 펼쳐지는 2일로 딱 포스트시즌 18일째가 된다. 이 기간 동안에 9경기(와일드카드 결정전+준플레이오프 4경기+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렀다. 가을 무대의 한 경기는 정규시즌 2~3경기 만큼의 체력을 소모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게 따지면 넥센 선수단은 마치 20~30경기 정도를 치른 듯 한 피로도를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
두 번째 관건은 바로 '환경 적응'이다. 1차적으로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의 안 좋은 기억(1, 2차전 패배)을 털어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투수진의 경우 홈런이 나오기 쉬운 구장 특성을 다시 한번 인지할 필요가 있다. 구장의 크기도 크기지만, 워낙 좌측 외야쪽으로 바람이 많이 부는 특성이 있어 타구가 잘 넘어간다. 낮은 제구와 땅볼 타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구종 선택이 필요할 듯 하다.
또한 밤에 열리는 5차전 때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11월, 늦가을이자 겨울의 초입이다. 춥지 않은 고척돔에서 치른 3, 4차전과는 엄청난 기온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비도 필수다. 추위에 몸이나 손이 움츠러들면 실책이나 부상의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적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한 주의와 대비가 결국 기적을 만든다. 넥센이 리버스 스윕을 원한다면 끝까지 세심해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