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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짐이 심상치 않다. 과열된 '쩐의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의 몸값은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된다. 아무리 양의지라도, 영입 경쟁팀이 없으면 몸값은 치솟지 않는다. 원소속팀 두산은 양의지를 꼭 붙잡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그렇다고 천문학적인 돈을 쓸 분위기까지는 아니다. 이럴 때 다른 팀이 붙어줘야 하는데, 스포츠조선의 취재 결과 대부분의 팀들이 거액 지불에 대해 몸을 사리고 있다. 입장을 유보한 팀은 한화 이글스 정도. 경쟁팀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몸값도 내려간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FA 상한액 제도를 도입하려 노력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반대로 올시즌 도입은 무산됐지만, 그 움직임 자체에 의미가 있다. 프로 구단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고 세상에 알린 것이다. 규정상 제한은 없지만, 구단들 사이에 서로 '치킨게임'을 하지 말자는 암묵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번 비시즌에는 FA든, 외국인 선수든 거품을 꼭 빼자는 구단들의 의지가 강한 가운데, 양치기 소년 구단이 나올 확률이 예년보다 줄어들었다. 사실 프로 구단들이 이런 공감대를 형성한 건 수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꼭 성적에 목이 마른 1~2팀이 매년 돌아가며 FA 선수에 거액을 쏟아부어 서로간의 신뢰가 무너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분위기가 예년과 확실히 다르다는 게 야구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하지만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선수들의 시장가가 내려가면, 없던 욕심이 생겨 영입전에 달려들 수 있고 그러다 또 몸값이 오른다.
과연, 이번 FA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항수 십수년 간 프로야구단 운영 방향이 바뀔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