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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는 삼성에서 은퇴할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11-19 11:47


송정헌 기자

2014년 삼성 시절 배영수. 송정헌 기자

베테랑 프로야구 선수의 바람은 딱 하나다. 자신이 원하는 시점에서, 가장 좋은 모습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수가 생각하는 능력치와 현실적인 평가 사이에 괴리가 있다보니, 모양 좋은 마무리가 어렵다. 선수는 마지막까지 기회를 부여받고 싶어하는데, 구단은 냉철한 잣대를 들이댄다.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고, 더이상 기다려줄 수도 없다고. 이번 오프시즌에도 어김없이 비슷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00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배영수(37)는 한때 KBO리그를 대표했던 우완 투수, 현역 최다승 투수다. 지난 19년간 통산 462경기에 등판해 137승120패3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4.62. 송진우 정민철 이강철 선동열에 이어 KBO리그 다승 5위에 랭크돼 있다. '레전드'급 성적이다.

2018년 늦가을, 배영수는 소속팀이 없는 무적 신분이다. 지난 주 한화 이글스는 베테랑 좌완 박정진(42)과 배영수를 조건없이 방출했다. 배영수는 새 팀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은퇴에 앞서 마지막 불꽃을 사르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또 올 시즌 전반기에 11경기 등판에 그쳤기에,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그러나 배영수가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하향세를 탔다. 지난 2015년 한화와 3년-21억5000만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한 배영수는 올 시즌 연봉 5억원을 받고 뛰었다. 그동안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 지난 4년간 한화 소속으로 68경기(선발 57경기)에 나서 13승22패1홀드-평균자책점 6.07. 2016년에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쉬었고, 2015년 4승11패-7.04, 2017년 7승8패-5.06, 올해 2승3패-6.63을 기록했다. 올 시즌 전반기에 관리를 받으며 등판하다가, 지난 6월 5일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7실점 한 뒤 1
김경민 기자
군 마운드에 다시 오르지 못했다. 몸 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소리없이 전력에서 제외됐다.

30대 후반의 나이, 떨어진 구위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새팀을 찾는다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등판 간격을 조정하는 등 관리가 따른다면, 일정 수준에서 역할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있다.

배영수 입장에선 고향팀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매듭짓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다. 에이스로서 전성기를 보낸 삼성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 서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지금 배영수에게 중요한 건 연봉보다 기회다. 하지만 이 또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삼성은 계속해서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재편하는 리빌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시즌 종료 후 베테랑 장원삼(35)을 방출하는 등 이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쓰임새가 줄어든 베테랑 선수를 배려할 여유가 없다. 지금 삼성이 그렇다.

배영수는 내년에 프로에서 20번째 시즌을 맞을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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