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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자유계약선수)시장 최대어'다운 스포트라이트다.
양의지는 올 시즌 133경기서 3할5푼8리(439타수 157안타), 23홈런 77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 5할8푼5리, 출루율 4할2푼7리다. 도루저지율은 3할7푼8리로 올 시즌 100경기 이상을 뛴 포수 중 가장 높다. 기록만 보면 롯데가 양의지를 영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올 시즌만큼의 활약만 펼쳐줘도 롯데는 단숨에 '우승권 전력'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롯데는 과연 양의지를 잡아야할까. 타선에서 양의지 영입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크다고 보긴 어렵다. 롯데는 이대호를 비롯해 채태인, 전준우, 손아섭, 민병헌 등 KBO리그 수위 타자들이 상위 타선을 책임지고 있다. 이밖에도 신본기, 전병우, 정 훈, 이병규 등 뛰어난 타격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후반기 포수마스크를 쓴 안중열은 고비 때마다 해결사 능력을 과시하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양의지 영입이 타선에 무게감을 더할 수는 있으나 판도 자체를 바꿀 순 없다.
선수 본인의 의지가 어떻게 작용할 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30대에 접어든 양의지는 '야구 외의 삶'에도 서서히 관심을 갖기 시작할 나이다. 특히 자신만 생각할 수 없는 여건이다. 야구계 관계자는 "선수들이 팀을 옮길 땐 금전적 이득 뿐만 아니라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의 생활 여건도 신경을 쓴다. 자녀 교육, 주변 환경, 생활 패턴 등 여러 부분을 고민한다"며 "도시 규모를 떠나 지방 구단이 수도권 생활을 선호하는 선수들을 데려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엄청난 금액을 제시한다면 모를까, 비슷한 금액이라면 수도권 구단들이 경쟁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앞서 내부 자원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현 시점에서 양의지 영입 가능성은 'O'보다 'X'에 가깝다. 하지만 1분1초가 다른 FA시장에서 '절대 부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너의 결단'이라는 변수도 있다. '재가'가 떨어지는 순간, 돈은 부차적 문제로 전락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