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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맡길 투수가 없다.'
올 시즌 불펜 붕괴의 원인은 필승조의 붕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리드 상황에서 가장 자신있게 내미는 카드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결국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는 모양새다. 혹사의 여파가 올 시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18시즌 오현택이 72이닝을 던졌고, 구승민(64이닝), 진명호(60이닝)가 뒤를 따랐다. 오현택은 직전 시즌 부상 여파로 1군 등판 경험이 없었고, 진명호도 단 4차례 출격에 불과했다. 구승민도 군 전역 후 첫 풀타임 시즌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많은 이닝을 소화한 작년의 여파가 올 시즌에 어느 정도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시즌 초반 추격조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줬던 고효준이 최근 들어 전천후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고, 박근홍, 정성종도 선택을 받고 있으나, 연투가 거듭되면서 힘은 점점 떨어지는 모양새다.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물방망이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 22일 현재 롯데의 득점권 타율은 2할4푼4리로 전체 8위다. 롯데에 비해 득점권 타율이 떨어지는 팀은 LG 트윈스, KIA(이상 2할4푼2리) 두 팀 뿐이다. LG는 평균자책점 1위(2.68)를 달리는 철벽 마운드의 힘으로 버티고 있으나, KIA(평균자책점 6.11·10위)는 정반대의 결과를 얻고 있다. 마운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롯데의 현실상 떨어지는 득점권 타율은 거듭되는 패배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롯데는 역전패 부문에서도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공동 1위(9패)다. 초반 활약이 상당했던 리드오프 민병헌의 부상이라는 돌출 변수가 팀 타선의 전체적인 균형에 영향을 끼친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벼랑 끝에서 버텨내지 못한다면 남은 길은 천길 낭떠러지 뿐이다. 지금의 롯데에게 필요한 것은 모두가 하나가 되어 부진 탈출의 실마리를 잡고자 하는 '원팀(One team)' 정신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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