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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올시즌 꼴찌로 추락했다.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동반사퇴한 시점부터 팀은 큰 변화를 꿈꿨다. 모기업과 구단 최고위층은 이대로는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큰 틀의 변화를 꿈꿨다. 어떤 길을 가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것은 가이드북, 또는 선구자다. 잘나가는 팀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롯데가 가장 먼저 눈을 돌린 팀은 키움 히어로즈였다. 미래가 밝고,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 올시즌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와 함께 우승경쟁을 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를 눌렀다. 두산에 시리즈 스윕을 당했지만 시즌 전체를 놓고보면 합격이다. 많은 이들은 내년에는 키움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키움은 일찌감치 외국인 지도자로 하여금 2군 선수단을 이끌게 했다. 1군과 달리 2군 선수들은 기본기와 성장 가능성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롯데가 1군 감독 후보였던 래리 서튼 감독을 2군 사령탑으로 영입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팜시스템이 훨씬 발전한 메이저리그의 장점을 수용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핵심은 선수다. 야구는 지도자가 계획하고, 구단이 준비하지만 선수가 하는 스포츠다. 그라운드를 채우는 것은 시스템이 아닌 사람이다.
롯데가 가야할 길은 멀다. 지금 좋은 원석이 될 신인선수를 발굴해 성장시키고, 경험을 쌓게해 성적을 내는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분위기를 싹 바꿔 곧바로 반등을 할 수도 있지만 이는 모두가 바라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다만 인내심을 갖고 묵묵히 개조작업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빨리 눈앞에 쑥 다가온 목표를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
지금 롯데가 해야할 첫 번째 작업은 소속 선수들의 능력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다. 몸값이나 경력이 아닌 순수하게 팀승리에 얼마만큼이나 보탬이 되는 선수인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토대로 타순, 수비 포지션, 선발과 불펜의 정립, 셋업과 마무리를 개선시킬 수 있다. 지금 롯데 선수들은 이름값에 비해 야구를 더 못하는 선수들이 타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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