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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최선의 조건을 걷어차고 나간 선수를 1년 만에 다시 붙잡았다. 결과는 2년의 보장 계약이다.
계약을 전후해 롯데와 노경은이 보인 태도도 상반됐다. 롯데는 지난 1월 협상 결렬을 발표할 당시 "협상 과정에서 선수와 신뢰가 깨졌으며, 향후 선수 계약 및 영입에 안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원칙을 지키는 선에서 협상을 중단했다"고 했다.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합리적인 구단 운영 뿐만 아니라 타 팀에 끼칠 영향 등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노경은과의 계약 발표에선 '신뢰 재구축'에 대한 내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고참 선수로 후배들을 잘 이끌고 모범이 되는 점'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고 한다. 당장 내다볼 수 없는 활약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앞서 결렬된 협상에 대한 성찰은 담겨 있지 않았다. 이런 롯데의 태도에 노경은은 위세등등해 보인다. 보장액보다 큰 옵션과 롯데 구단의 협상 방식에 불만을 토로했던 노경은도 협상 과정에서 빚어진 잡음에 대한 사과 없이 "롯데 유니폼을 입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노경은은 지난달 초부터 지인들을 통해 롯데 관계자와의 만남 및 계약 사실을 언급하면서 복귀를 기정사실화 하기도 했다.
1년 만에 다시 노경은의 손을 잡은 롯데는 성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확실하지 못한 협상 전략 속에 결국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던 롯데에겐 1년 만에 다시 계약을 안긴 노경은이 새 시즌 그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먹튀'로 전락한다면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다.
'연봉 총액 1위팀'은 올 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롯데를 향한 비난에 항상 따라다닌 달갑잖은 꼬리표다. 고액 연봉 선수들의 저조한 활약 만을 꼬집는게 아니다. 수 년째 '변화'를 외쳤지만 전략 부재 속에 결국 선수들의 몸값만 높여준 롯데를 향한 비난의 의미가 더 컸다. 롯데는 또다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구단으로 자리 잡게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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