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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주의 야구역학]이용규. 노경은의 1년 공백 과연 문제 없을까?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11-21 06:30


1년 공백 후 팀에 복귀한 이용규와 노경은. 스포츠조선DB

롯데 자이언츠 투수 노경은(35)과 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용규(34)가 1년 방황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왔다.

오랜 기간 멋진 활약을 펼쳐왔던 베테랑 선수들. 올시즌 내내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었다. 팬들의 안타까움도 컸다.

과거는 지나갔다. 이제 아쉬움을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서야 할 시점이다. 30대 중반의 노장 선수들. 1년 간의 실전 공백을 극복하고 다시 멋진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성공 복귀할 수 있을까. 매커니즘과 경기 감각, 심리적 차원에서 이들의 복귀 성공 여부를 살펴보자.

선수는 재활 등의 이유로 공백기가 길어질 수록 정상적인 현장 복귀가 어려워진다. 왜 그럴까.

첫째, 심리적 문제다. 마음은 몸에 영향을 미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 선수는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재활에 전념한다. 하지만 예정된 재활 기간보다 길어지면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공백기에 대한 두려움이 시작된다. 이후 복귀 시점이 되면 엄청난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빠진다. 성격 또한 예민해지게 된다.

둘째, 매커니즘의 문제다. 공백 이후 복귀가 늦어지는 이유 중 수술이나 재활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 보다는 자신의 퍼포먼스 회복의 문제로 복귀가 늦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최악으로는 선수 생명이 다하는 경우도 있다. 부상이나 공백 이후 선수는 매커니즘에 미세한 변화를 겪는다. 위에 설명한 심리적 위축감으로 인한 보상 동작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문제는 자신의 매커니즘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없다는 점이다. 프로선수 중 자신의 투구 동작이 효율적인지 안정적인 지에 대한 3D 동작분석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 있다 하더라도 2D 영상정도가 전부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매커니즘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코치의 정성평가 또는 본인의 감각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퍼포먼스가 어깨, 팔꿈치 구조물에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는 많은 방면, 수많은 반복된 투구로 인해 손상을 입는 원리를 정확하게 설명한 연구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LA다저스 특급 류현진은 2015년 5월 어깨 관절 와순병변 수술 당시 암담했다. 복귀가 어렵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부정적 소견이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15개월 재활을 마치고 2016년 7월8일 복귀전을 치렀다. 곧 탈이 났다. 그해 9월 또 한번의 팔꿈치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5개월 뒤인 2017년 시즌에 복귀했다. 2018년은 햄스트링 부상이 찾아왔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인한 상반신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하체에 더 힘을 쓰다 보니 찾아온 부작용이었다. <수술 전, 후 달라진 투구동작 사진 참조> 결국 이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섰지만 공백을 극복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부상 전인 2015년 3월 류현진의 팔각도. AP연합뉴스

부상 후인 2018년 5월 류현진의 팔각도. USA연합뉴스

셋째, 실전 감각의 문제다. 상대감각과 경기감각의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아 팀에 복귀 했다면, 이제는 상대와 싸워야 한다. 경기감각을 살리기 위해서는 상대와 주변 여건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현대 야구는 데이터로 무장한 상대와 싸워야 한다. 베테랑 이용규는 짧은 시간에 빠른 공에 반응할 수 있는 스윙스피드를 끌어올려야 한다. 노경은은 갈수록 정교해지는 데이터로 무장한 타자의 배트속도를 이겨 낼 수 있는 전략을 찾아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상대감각과 경기감각에 달려 있다. 연구에 의하면 상대감각과 경기감각은 월드클래스 선수들에게 조차 큰 영향을 미친다. 가볍게 다뤄져서는 안된다. 특히 부상 이후 복귀나 부정적인 스캔들이나 에피소드 후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시즌 전 준비과정에서 본인의 퍼포먼스에 대해 얼마 만큼의 확신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모자란 부분을 심리적, 체력적, 훈련으로 채워가야 한다.

노경은 이용규 두 선수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 베테랑 선수의 경우 공백기가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경험이 많은 것이 공백 후 적응에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반응속도와 상대감각이 무뎌진 상태라는 점은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얼마만큼 빠르게 경기감각을 찾을 수 있는지가 팀과 자신의 명예회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가 될 것이다.

<KBO육성위원, 차 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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