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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현장스케치]'거리두기 경고' 그 후, 사직구장 찾은 팬들의 생각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8-02 07:00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두 칸씩 띄어 앉아야 합니다. 원래 예약하신 좌석 맞나요?"

31일 KIA 타이거즈-롯데 자이언츠전이 펼쳐진 부산 사직구장.

경기장 안전요원들은 관중석 사이를 바쁘게 오갔다. 홈팀 롯데 구단 관계자들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피켓을 들며 바쁘게 움직였다. 외야 자유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이 개방된 가운데 입장한 2085명의 관중들은 육성 응원 대신 롯데 구단에서 배포한 타올을 흔들고 박수를 보내면서 차분하게 이날 경기를 관전했다.

롯데는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첫 관중 입장을 실시했다. 그러나 관중석 구획을 지나치게 밀집된 채로 잡으면서 논란이 일었고, 결국 정부 및 방역 당국,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를 펼치다 경기장 정원의 10% 규모로 제한적 입장을 허용한 상황에서 불거진 논란은 여러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롯데는 입장문을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 관람 지침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진행했던 홈경기 입장권 예매도 전부 다시 진행하는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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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전 이후 사흘 만에 치러진 이날 경기. 팬들은 경기장 출입구에서 휴대폰의 QR코드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QR체크인'과 발열 체크, 손세정 절차를 거친 뒤 입장을 진행했다. 출입구 앞으로 긴 줄이 형성됐지만, 안전요원 도움 하에 차분하게 입장을 실시했다. QR체크인에 익숙하지 않은 노약자는 인명부를 작성하고 입장 절차를 진행했다. 관중석에서의 음식 섭취 등 관람 지침에 벗어나는 행동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온 정재원씨(43)는 "(코로나 이전) 기존 홈 경기와 비교하면 입장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QR체크인에 필요한 코드도 미리 준비를 했다. 코로나 이후 다들 해오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KBO가 롯데에 내린 경고 조치엔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KBO가 당초 밝힌 지침(한 칸 이상 띄어 앉기-1m 이상 간격 유지)에 맞춰 구단이 준비를 했고, 관중 편의를 위해 노력한 부분인데 방송 해설위원이 내놓은 '문제 있다'는 식의 멘트 이후 언론에서 공론화를 시키고, KBO가 구단에 경고 조치까지 한 것은 주객전도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워터파크, 주점에서도 정상 영업을 하고 띄어앉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관중 편의를 위해 노력한 구단에 불이익을 준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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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야구장을 찾은 배 모씨(26)는 "QR체크인, 체온 측정 등이 신속하게 이뤄져 입장에 큰 불편은 느끼지 못했다. 특히 QR 체크인은 굉장히 좋았다"며 "다만 입장 대기 시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은 부분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좌석 거리가 멀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재조정을 거치면서 거리도 어느 정도 확보된 것 같다"며 "앞으로 코로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처럼 거리두기를 잘 준수하면서 안전을 지키면 사직구장이 꽉 찰 날도 곧 오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친정 방문 후 부모님, 자녀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서 모씨(39)는 "처음 예매 후 좌석 배치가 붙어 있어 걱정이 됐는데, 재조정이 되면서 훨씬 나아진 것 같다. 생각보다 대기가 길지 않았고, QR 체크인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인명부를 작성하고 입장할 수 있었던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불편함이 있더라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야구장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받아들이며 누릴 것을 누려야 하지 않겠나. 변화된 모습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튿날인 1일 사직구장은 올 시즌 첫 '매진'을 기록했다. 사직구장 정원(2만4500명)의 10%에 해당하는 245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입장 절차를 준수하며 박수-타올 응원으로 롯데를 응원했다. 이날 롯데는 7대3으로 승리하며 홈 팬들에게 기분 좋은 승리를 신고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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