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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 2인 시대가 열렸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 구단들이 타국 국적 감독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로써 KBO리그는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외국인 감독 2명이 공존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과 수베로 감독까지 10개 구단 중 2개 구단 감독이 외국 국적인 것은 2021년이 처음이다. 과거에도 외국인 사령탑은 존재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 감독(2008~2010)이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고, 그뒤 재일교포 출신인 두산 베어스 송일수 감독(2014),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2017~2018)에 이어 윌리엄스 감독과 수베로 감독까지 이어졌다. 로이스터 감독 선임 당시에는 신선을 넘어선 파격이었고, 그 이후로도 한동안 외국인 감독 선임은 비교적 보수적인 KBO리그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외국인 감독 바람이 불고 있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신임 사령탑을 선정할때 국내 지도자는 물론이고, 해외파 지도자들까지 두루 검토한다. 이제는 더이상 파격이 아닌,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사실 구단 입장에서는 국내 감독보다 외국인 감독 체제를 꾸릴 때 신경써야 할 부분이 더 많다. 초보 감독으로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했을때 연봉이 더 높고, 일거수일투족을 챙겨야 할 통역 직원이 한명 더 필요하다. 또 국내에서의 생활 전반적인 부분 등 챙겨야 할 거리가 훨씬 늘어난다. 기본적으로 통역을 거치기 때문에 명확한 의사 소통이 쉽지 않을 때도 있다.
KIA는 상황이 조금 달랐지만 지향점은 같았다. 2017년 통합 우승 이후, 급격한 추락을 겪었다. 내실을 탄탄하게 다진 육성을 통해 얻은 우승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구단을 뼈아프게 만들었고, 유망주들을 주축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외국인 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스타 플레이어 중 한명이었고, 감독으로서도 주목 받았던 인물이다. 2009년 그리고 2017년 우승 직후 하락을 경험했던 KIA는 강팀 DNA를 심어줄 수 있는 역할을 빅리그 전문가 윌리엄스에게 맡겼다.
반면 한화는 올해 최하위 충격이 컸다. 2018년 정규 시즌 3위의 기쁨보다도 그 이후 초라한 성적이 더 크게 다가왔다. 올해 정규 시즌 초반 한용덕 감독의 사퇴 이후 역대 최장기 감독대행 체제를 꾸려왔던 한화의 선택은 수베로 감독이었다. 윌리엄스 감독만큼의 화려한 커리어는 아니어도, 마이너리그에서 유망주들을 오랫동안 육성했던 그의 경력이 더 와닿았을 것이다.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방출하고 팀 레전드 코치들을 내보내며 뼈를 깎는 변화를 택한 한화의 결정이 같은 맥락으로 느껴진다.
다른 팀, 다른 상황, 같은 희망. 구단들은 이제 사령탑의 가치와 무게를 다르게 보고 있다. 팀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적임자를 찾고 있다. 역대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 2인 체제를 꾸린 KBO리그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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