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0시즌을 마친 KBO리그는 '결산'에 분주하다. 올 시즌 성과를 돌아보고 그에 따른 고과 책정도 뒤따른다. 부족한 전력을 메우기 위한 FA-트레이드 시장은 이미 불이 붙은 지 오래다.
하지만 이런 '수확의 계절'에 웃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10개 구단 보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주인공. 2일 KBO가 고시한 보류선수 명단 제외 선수는 10개 구단 총 55명(투수 29명, 포수 2명, 내야수 14명, 외야수 10명)이다. 정근우 박용택(이상 LG), 권 혁(두산), 김태균(한화) 등 현역 은퇴를 선언한 선수들도 있지만 이용규(한화→키움) 안영명(한화→KT)처럼 일찌감치 새 둥지를 찾은 이들도 있다. 나머지 선수들은 야구 인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 속에 개인 훈련과 더불어 새 둥지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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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류명단 제외 선수들은 원소속팀을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FA와 달리 보상 선수나 보상금이 없는 말 그대로 '자유계약'이다. '재취업'에 해당하는 만큼 몸값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하지만 새 둥지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량이 담보되는 게 논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보류명단 제외 선수 중 '재취업'에 도전할 만한 선수는 누가 있을까.
외야수 김규민(27)의 이름이 심심찮게 거론된다. 2012년 히어로즈에 입단한 뒤 줄곧 백업 역할을 맡았지만,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선수. 104경기 타율 0.295(298타수 88안타), 3홈런 40타점, 출루율 0.361로 정점을 찍은 이후 두 시즌 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20대의 나이와 '키움 출신' 프리미엄은 분명 매력적인 요소다. 외야 뎁스 강화를 노리는 일부 팀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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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불펜 투수 고효준(37)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와 1년 FA 계약했던 고효준은 올 시즌 24경기서 15⅔이닝(1승, 평균자책점 5.74)을 던지는데 그쳤다. 뒤늦은 팀 합류, 2018년보다 30이닝을 더 던진 2019시즌 여파가 어느 정도 작용했다. 하지만 전반기 부진을 딛고 후반기 17경기(11⅔이닝, 평균자책점 3.09)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여전히 140㎞ 중반인 구위도 좌완 불펜 보강을 원하는 팀의 구미를 당길 만하다.
2016 신인왕 출신인 우완 사이드암 신재영(31)은 올 시즌 1군에서 단 7경기 5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2군에서 14경기 53⅔이닝 평균자책점 2.68로 건재함을 과시한 바 있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로 롯데에서 SK로 이적했다가 방출 통보를 받았던 내야수 채태인(38)은 적잖은 나이가 걸림돌이지만, 여전히 장타력을 갖추고 있고, 1루 수비 활용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재취업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