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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가 가장 높은 곳에 있을 때. 마지막 순간에 내가 마운드에 서 있는게 목표다."
지난해 KBO리그의 겨울은 유독 짧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정규시즌이 10월말에야 마무리됐기 때문. 김원중은 고향인 광주에서 '동성고 동문' 강경학(한화 이글스) 이성규(삼성 라이온즈)와 강도높은 개인훈련을 소화했다. 김원중은 "보다 힘있는 직구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다. 날 상대하는 타자의 머릿속에 직구밖에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벌써 스프링캠프 합류할 때가 됐나 싶다"며 웃었다.
김원중은 손승락의 갑작스런 은퇴로 2020시즌 마무리를 맡았다. 2017~2019 3년간 20승을 올린 선발투수였지만, 뜻밖에도 마무리가 천직이었다. 지난해 7월까지 2승1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의 짠물 피칭을 뽐냈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불안했다. 9~10월 두달간 평균자책점은 7.77의 난조였다. 시즌 블론세이브도 8개에 달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8월 22일 삼성 라이온즈 전"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시즌 13세이브째를 올린 경기다. 김원중은 " 9회말 투아웃에 상대 타자가 이성규더라. 감회가 남달랐다. 내가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끝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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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일도 아닌데, 생색내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많이 알려지면 동참할 선수들이 있을 것 같았다.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봉사도 형들 따라다니면서 조금씩 한 거다., 어린 선수들이 나를 보고 야구의 꿈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시즌 동안 KBO리그와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콜라보 이벤트에도 출전했다. 최원준(KIA 타이거즈) 배제성(KT 위즈)과 팀을 이뤄 우승을 차지했다. 김원중은 "평소에도 손가락은 좋은데, 눈앞의 적을 죽여야하는 성격이라 등급을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대회에서는 오더에 따르니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며 웃었다.
롯데는 최근 3시즌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팀의 주축선수로 성장한 김원중에겐 아쉬운 일이다. 김원중의 눈은 포스트시즌,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우선 건강하게 풀타임을 뛰면 좋은 기록은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 난 마무리투수니까, 개인 기록보다는 우리 팀이 제일 높은 곳(한국시리즈 우승)에 있을 때, 마지막 순간에 마운드 위에 내가 서있었으면 좋겠다. 그 순간만을 꿈꾸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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