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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좌완 1차지명→외야수→146㎞ 불펜' 롯데 김유영 "투수 외길 포기 없다"

기사입력 2021-03-14 11:52


롯데 자이언츠 2021시즌 스프링캠프 자체 청백전이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됐다. 롯데 김유영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2.27/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투수는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팀에서 타자 전향을 권했지만, 끝까지 투수를 하겠다고 했다."

개막을 앞둔 김유영(27)의 마음은 두근거림이 가득하다. 140km 안팎에 머물던 직구 구속이 지난해 8월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2021시즌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강영식 코치와의 상담 끝에 사이드암에 가깝게 팔을 내린 게 주효했다. 인터뷰에 임한 김유영은 "조시 헤이더(밀워키 브루어스)나 크리스 세일(보스턴 레드삭스) 영상을 많이 봤다. 선수들의 장점이나 밸런스를 보면서 내게 도움이 될 부분을 찾는다"며 웃었다.

경남고 시절 에이스 겸 4번타자였고, 2014년 롯데 자이언츠 1차지명으로 입단했다. 데뷔 2년차에 찾아온 팔꿈치 통증으로 잠시 외야수로 전향하기도 했다. 당시 퓨처스 성적은 타율 3할1푼3리(32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3으로 충분히 미래를 기대할만 했다. 하지만 투수를 향한 김유영의 의지는 강했다.

"타자는 '팔이 아픈 동안만'이란 전제로 했었다. 투수일 때보다 타자 성적이 더 좋으니 팀에서도 전향을 권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내 꿈은 투수였다. 타격 연습 시간에 투구 연습하면서 다시 투수 복귀를 준비했다."

2016년 46경기, 2017년 40경기에 출전하며 롯데의 좌완 불펜 자리를 꿰찼다. 상무에서 2시즌을 보낸 뒤 지난해 팀에 복귀, 강영식-이용훈 코치의 지도를 받아 한층 안정된 기량을 뽐냈다.

베테랑 장원삼과 고효준이 팀을 떠나면서, 올시즌 롯데 1군의 유일한 좌완 불펜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유영도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새 시즌을 준비했다. 국내 스프링캠프의 추운 날씨를 고려해 12월 중순부터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3월초 이미 직구 구속이 최고 146㎞까지 나오고 있다. 김유영은 "구속보다 빠른 승부가 중요하다"면서도 "평균 구속이 많이 올라왔다. 직구에 자신감이 붙었다"며 기분좋은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인터뷰에 임한 롯데 김유영. 김영록 기자
"'좌완이 나 하난데 살아남겠지' 그런 생각은 안 한다. 1군에서 버티려면 오른손 왼손 여부가 아니라 좋은 공을 던져야한다. 팔 각도에 변화를 준 건 내 힘을 가장 잘 쓸수 있는,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는 폼을 찾은 결과다."


무엇보다 좋을 때의 감각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좌완 불펜에 걸맞는 견제 능력도 장착했다. 어느덧 데뷔 7년차 투수답게 박진형 김원중 구승민 등 불펜 동료들과 진한 친분도 쌓았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주전 포수 김준태와 각별하다. 개성중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눈빛만 봐도 속내를 아는 사이다. 김유영은 "정말 엄마 같은 포수다. 투수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유쾌한 파트너"라며 웃었다.

"평소엔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닌데, 인터뷰만 했다 하면 쭈뼛쭈뼛하는게 너무 웃긴다. 이젠 잘할 때도 된 것 같은데."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연습경기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롯데 김유영이 역투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3.03/
김유영은 '프로니까 간섭하지 않는다. 알아서 하라'는 허문회 감독의 자율 훈련에도 강한 공감대를 드러냈다. 허 감독의 지론에 맞춰 경기에 임하는 루틴을 만들고, 언제나 일정한 컨디션을 만드려고 노력한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게 올해의 목표다.

"우리 팀의 신뢰를 받는 투수, 코칭스태프 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믿음을 주는 투수가 되고자 한다. 기복을 줄이고 안정감 있는 불펜으로 평가받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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