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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 안돼! 댄(스트레일리)!"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도 아쉬움에 동참했다. 그는 이마를 짚으며 안타까운 속내를 숨기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에 부임한 그는 '찐'롯데 팬이다.
9일 사직구장을 찾은 특별한 손님, 아키바 대사와 만났다. 롯데 운영팀 박민수 인턴 통역을 통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부산 방문 일정이 잡히자 곧바로 롯데 홈경기 일정을 찾아봤다고. 다음날 이스라엘 하이파 시와 부산의 우호협력도시 체결을 위한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만남에 앞서 사직구장을 찾았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은 서울에 있다. 아키바 대사는 어떻게 롯데 팬이 된 걸까. 그는 "롯데 팬들의 환상적인 응원 문화에 반했다. 많은 영상을 봤다. 언젠가 사직구장에 한번 꼭 오고 싶었는데, 그게 바로 오늘"이라며 미소지었다.
아쉽게도 그가 인상적인 문화로 꼽았던 '주황색 봉다리' 응원은 더이상 사직에선 볼 수 없다. 입장관객은 최대 수용인원의 30%로 늘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육성 응원도 아직 할 수 없다.
하지만 아키바 대사는 응원 수건을 목에 건채 "무엇보다 롯데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실제로 보는 게 너무 좋다"며 연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가장 좋아하는 롯데 선수는 메이저리그 출신 스트레일리다. 이날 선발등판한 스트레일리는 아키바 대사의 뜨거운 응원에도 불구하고 6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아키바 대사는 인터뷰 도중 스트레일리가 김재환에게 역전 홈런을 얻어맞자, 상심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롯데는 결국 8대14로 역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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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세계야구계의 떠오르는 다크호스다. 아키바 대사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이스라엘의 한국 전 2대1 승리를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연장전 끝에 한국을 2대1로 격파한데 이어 대만, 네덜란드를 모두 꺾고 3전 전승으로 2라운드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도쿄올림픽 유럽-아프리카 예선에서도 유럽 전통의 야구강호 네덜란드, 이탈리아를 누르고 지역 1위로 본선 무대에 선착했다. 올림픽 본선에서는 한국과 같은 B조에 속한다.
아키바 대사는 "내겐 아직 3년 넘게 임기가 남아있다"며 사직 재방문을 기약했다.
"비록 몸은 서울에 있지만, 마음만은 늘 롯데와 함께 하겠다. 언젠가 3만 관중이 가득찬 사직구장에서 다시 만나자. 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 함께 응원하고 싶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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