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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뜻밖의 만남이다. 주전 포수 자리를 경쟁하던 두 선수가 마운드에서 만났다.
그래서인지 포수 출신 투수들이 종종 눈에 띈다. 리그를 대표하는 소방수인 김재윤(KT 위즈) 켄리 잰슨(LA 다저스)가 성공적으로 마운드에 정착한 포수 출신 투수다. 황두성 현 삼성 라이온즈 불펜 코치는 KBO리그에서는 원조 격이다. 이밖에 임준혁, 최대성(이상 은퇴) 등도 마스크를 벗고 마운드에 오른 선수들이다.
롯데에도 나균안(23)이 있다. 나균안은 지난해 2월부터 투타 병행을 시작했고, 올시즌에는 1군 마운드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조건부 병행이긴 하지만, 나원탁으로선 지난해 전역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포수에서 외야수, 다시 투수 병행까지 큰 변화에 직면했다. 경기 후 만난 나원탁도 "스펙터클한 시간"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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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탁은 타격 능력을 인정받아 2군에서 외야수로 꾸준히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1군에 전준우 손아섭이 건재하고, 민병헌도 복귀하는데다 남은 1~2자리를 다투는 신예 선수들의 경쟁도 치열한 상황. 나원탁의 타격을 아낀 구단은 그에게 '1군 투수 겸 대타' 역할을 제안했다.
"사실 좀 당황스러웠다. 더이상 어린 나이는 아니지 않나. 투수만 하라고 하면 안 했을 거다. 그런데 아직 내 수비력이 1군 실전에 뛸 정도는 아니다. 크게 지는 경기 후반에 나와서 던지고, 대타로라도 1군에서 더 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구단에서도 내 활용도를 높이고 싶어한다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나원탁 역시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왔다. 군대가 곧 위기로 느껴질 만도 하다. 그는 "생각이 많았다. 미련은 남았지만, 현실적으로 포수로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복귀 후에 외야 전향을 제의하길래 망설임없이 수락했다. 그런데 이제 투수까지 하게 됐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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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균안과는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던지기(throwing)'과 '투구(pitching)'은 전혀 다른 운동이다. 던질 때 쓰는 근육도 다르다. 그래서 피칭을 소화한 야수는 근육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원탁은 "(나)균안이도 내가 던지는 걸 보면서 그런 얘길 했다. 난 던질 때만 조금 올라오고, 다음날 되면 괜찮더라"고 답했다.
포수 시절 나원탁은 1군에서 총 32경기(롯데 20경기)를 소화했다. 전체 47타석에 불과하다. 고교 시절보다 힘있는 거포로 이름났던 그지만, 아직 프로 1군 공식전 홈런이 없다.
"투수가 아니라 투타 병행이다. 1군에서 보다 많은 기회를 받고 싶다. 이 덩치에 배트 들었는데, 거포의 모습 보여주고 싶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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