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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뜻밖의 만남이다. 주전 포수 자리를 경쟁하던 두 선수가 마운드에서 만났다.
그래서인지 포수 출신 투수들이 종종 눈에 띈다. 리그를 대표하는 소방수인 김재윤(KT 위즈) 켄리 잰슨(LA 다저스)가 성공적으로 마운드에 정착한 포수 출신 투수다. 황두성 현 삼성 라이온즈 불펜 코치는 KBO리그에서는 원조 격이다. 이밖에 임준혁, 최대성(이상 은퇴) 등도 마스크를 벗고 마운드에 오른 선수들이다.
조건부 병행이긴 하지만, 나원탁으로선 지난해 전역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포수에서 외야수, 다시 투수 병행까지 큰 변화에 직면했다. 경기 후 만난 나원탁도 "스펙터클한 시간"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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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탁은 타격 능력을 인정받아 2군에서 외야수로 꾸준히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1군에 전준우 손아섭이 건재하고, 민병헌도 복귀하는데다 남은 1~2자리를 다투는 신예 선수들의 경쟁도 치열한 상황. 나원탁의 타격을 아낀 구단은 그에게 '1군 투수 겸 대타' 역할을 제안했다.
"사실 좀 당황스러웠다. 더이상 어린 나이는 아니지 않나. 투수만 하라고 하면 안 했을 거다. 그런데 아직 내 수비력이 1군 실전에 뛸 정도는 아니다. 크게 지는 경기 후반에 나와서 던지고, 대타로라도 1군에서 더 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구단에서도 내 활용도를 높이고 싶어한다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나원탁 역시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왔다. 군대가 곧 위기로 느껴질 만도 하다. 그는 "생각이 많았다. 미련은 남았지만, 현실적으로 포수로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복귀 후에 외야 전향을 제의하길래 망설임없이 수락했다. 그런데 이제 투수까지 하게 됐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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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균안과는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던지기(throwing)'과 '투구(pitching)'은 전혀 다른 운동이다. 던질 때 쓰는 근육도 다르다. 그래서 피칭을 소화한 야수는 근육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원탁은 "(나)균안이도 내가 던지는 걸 보면서 그런 얘길 했다. 난 던질 때만 조금 올라오고, 다음날 되면 괜찮더라"고 답했다.
포수 시절 나원탁은 1군에서 총 32경기(롯데 20경기)를 소화했다. 전체 47타석에 불과하다. 고교 시절보다 힘있는 거포로 이름났던 그지만, 아직 프로 1군 공식전 홈런이 없다.
"투수가 아니라 투타 병행이다. 1군에서 보다 많은 기회를 받고 싶다. 이 덩치에 배트 들었는데, 거포의 모습 보여주고 싶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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