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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인터뷰]비로 씻겨내려갈 뻔한 삼성 구자욱의 1000안타 금자탑 "기록 달성을 모르고 있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1-09-03 23:26


삼성 구자욱.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삼성 라이온즈가 9-0으로 앞선 5회 초 구자욱이 개인 세 번째 안타를 때렸다. KBO 역대 108번째 1000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매 타석 소중하게 생각하며 일궈낸 금자탑이었다.

헌데 갑자기 하늘에서 내리던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폭우로 변했다. 심판들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고,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폭우는 좀처럼 멈출 기세가 아니었다. 이대로 우천 노게임이 선언될 경우 구자욱의 1000안타 기록은 무산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하늘이 도왔다. 70분을 기다린 끝에 비는 잦아들었다. 그리고 경기가 속개됐다. 구자욱의 1000안타 대기록도 다시 살아난 순간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구자욱은 "사실 기록이 있는지 몰랐다. 기록을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 세 번째 안타를 치고 비로 인해 중단돼 라커룸에 들어왔는데 축하한다고 하더라. 그 때 알게 됐다"며 웃었다.

그만큼 기록보다는 매 타석 집중했던 결과가 1000안타로 이어졌다. 구자욱은 "1000안타보다 3안타가 더 소중했고, 팀이 이기고 있었고 (최)채흥이도 오랜 만에 승리를 앞두고 있어서 취소가 안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후반기 최고의 타격감이다. 19경기에서 타율 3할5푼1리 26안타 3홈런 12타점 8도루를 기록 중이다. 9월 치른 3경기에선 타율이 무려 7할(10타수 7안타)에 달한다. 구자욱은 "투수와의 타이밍이 전혀 안맞아서 전반기 마지막에 주춤했고 심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 다행히 올림픽 브레이크 때문에 시간이 조금이나마 난 것 같다. 그 때 타격 코치님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 타격 자세, 투수와의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세를 크게 바꾸진 않았다. 내적 싸움 말고 투수를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란 고민에서 내 타격 자세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후반기만 따지면 도루 1위다. 올 시즌 도루 증가에 대해선 "사실 신인 시절부터 더 과감하게 뛰고 싶었다. 그 때에는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 퀵모션이 빠른 투수들 상대로는 도루 시도를 많이 하지 않는다. 2루까지 120% 성공할 수 있을 때 시도한다"고 말했다.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있다. 구자욱은 "데뷔시즌 그 때는 긴장을 많이 했다. 6년이란 시간이 지나서 매년 가을야구를 구경만 했다. 사실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플레이오프 때 직관을 했다. 선수들이 너무 멋있어 보이더라. 나도 빨리 좋은 성적내서 큰 경기에서 뛰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가을에 야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생애 첫 골든 글러브 수상에 대한 마음에 대한 질문에는 "모든 야구선수들의 꿈이자 목표다. 매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시즌을 치렀다. 그런데 한 개도 없다. 내 자신을 질타하면서 끝까지 잘 해봐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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