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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공정성, 스포츠의 가장 큰 미덕이다.
최고의 무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KBO의 리그 조기중단 적합성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다. 이런 가운데 창단 첫 9위로 추락한 KIA 타이거즈의 공정성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KIA는 지난 7월 11일 광주 KT전을 앞두고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경기 직전 1군 포수의 코로나 19 밀접 접촉 판정으로 엔트리가 부족했던 상황. 그럼에도 KIA는 KBO에서 마련한 코로나 19 대응 매뉴얼을 정확하게 지켰다. 2군 경기가 없어 쉬고 있던 두 명의 포수(권혁경 이정훈)를 1군에 올려 정식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권혁경과 이정훈은 함평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광주로 올라왔다. 이정훈은 몸이 덜 풀린 상태여서 권혁경이 선발 마스크를 꼈다. 권혁경의 프로 데뷔전이 그렇게 허겁지겁 성사됐던 것이다.
이렇게 KBO 매뉴얼을 철저하게 준수한 KIA는 '바보'가 되고 말았다. KBO 총재가 관여했다고 의심받는 리그 중단 적합 여부가 점점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성적 부진으로 정규시즌이 끝나고 3년여의 임기를 마친 이화원 전 KIA 대표이사는 리그 중단이 팬들에게 뭇매를 맞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이 전 대표이사는 KBO리그 각 구단 사장들이 모여있는 메신저에서 소신발언을 했다. 이 전 대표는 "KBO 규정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대체선수로 한다는 규정이 있고, 심각한 이유가 있을 때는 의사결정을 한다고 돼 있다. 사실 스포츠의 공정한 룰, 팬들에게 설득이 되는지(궁금하다). 지금 우리가 하는 것은 우리끼리 리그지 사회에서 얘기가 나왔을 때 과연 이것을 문제받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나는 자신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스스로 불편할 수 있다하더라도 KIA는 강력하게 부탁드린다. 이사님들이나 총재님은 스포츠계의 지도자분들이신데 과연 이게 투명성과 공정성에 맞느냐를 가지고 우리가 사회의 지켜야 할 규정과 도덕 그리고 규정에 합당하냐를 구분했을 때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이사의 소신은 KIA가 비록 창단 첫 9위로 추락했지만, 구단의 자존심을 살린 발언이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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