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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과연 우연일까.
직접 비디오 리플레이를 확인하는 '온필드리뷰'는 주심 입장에서 '전가의 보도'였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기도 했다. 경기 흐름이 자주 끊긴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온필드리뷰에 의존했다. 실제 기록이 그렇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경기당 0.41회, K리그2에서 0.57회의 온필드리뷰가 나왔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시범 운영된 5경기에서는 단 1건의 온필드리뷰도 나오지 않았다. 같은 날 열린 다른 경기들에서는 온필드리뷰가 진행됐다. 그러나보니 시범 경기에 배정된 심판이 VAR PA를 피하기 위해 온필드리뷰를 꺼리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5경기 중 4경기에 같은 주심이 배정됐다.
심판 쪽 관계자는 "심판을 상대로 사전 테스트까지 진행했다. 세간의 의혹처럼 일부러 VAR PA를 피하려고 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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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현장에서 지켜본 관계자는 "오프사이드도 아닌 페널티킥 의심 상황에서 VAR과 교신까지 했다. 애초에 주심이 첫 판정에 확신을 갖고 밀어붙인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온필드리뷰를 하지 않고 VAR의 판단에 따른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VAR은 말그대로 보조지, 최종 판단의 주체가 아니다"고 했다. 이날 이랜드-인천전 VAR을 맡은 것은 K리그1의 베테랑 주심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K리그 관계자들은 "베테랑 심판들이 주관하는 K리그1에서 시범운영을 하는게 더 나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경험이 부족한 K리그2 심판 입장에서 VAR PA의 첫 테이프를 끊는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다. 실제 문진희 심판위원장도 최근 한 방송에 출연, "K리그2 심판들이 연령이 어리고 경험이 적다보니 오심이 많다"고 인정한 바 있다. "단계적으로 K리그2 심판을 키워야 한다"면서 베테랑 조차 경험해보지 않은 중책을 맡겼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 셈이다.
판정의 투명성과 소통 강화를 위해 꺼낸 VAR PA 카드가 의도와 달리 세밀하지 않은 운영으로 심판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우는 형국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