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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년 간의 동행, 짧지만 강렬했다.
워싱턴 코치는 고심 끝에 미국 복귀를 결정했다. 마무리캠프 일정을 끝까지 마치고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뜻도 한화 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한화는 워싱턴 코치를 일찍 보내주는 쪽을 택했다. 끝까지 팀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책임감을 무겁게 받아들이지만, 1년 만에 복귀하는 미국 무대에서의 성공을 위해선 워싱턴 코치도 준비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워싱턴 코치와 결별이 확정된 후, 한화가 새 코치를 데려와 빈 자리를 메울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 구단 측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추천권을 부여했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외부 수혈이 아닌 내부 승격을 택했다. 워싱턴 코치와 1년간 동고동락했던 김남형 타격 코치(33)에게 임무를 부여했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오히려 김 코치 체제에서 리빌딩이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눈치. 김 코치는 올 시즌 말 그대로 워싱턴 코치의 그림자와 같은 역할을 했다. 스프링캠프 시점부터 워싱턴 코치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한화 타자들을 지도해왔고, 그가 놓치는 국내 타자들의 세밀한 부분을 캐치해 채워주는 역할도 했다. 1년 간의 동행을 통해 워싱턴 코치의 지도 이론과 방향을 익힌 김 코치가 현재 한화 벤치가 추구하는 타선의 방향을 완성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가 워싱턴 코치와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는 것도 이런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2007년 2차 3라운드로 현대에 입단해 2012년 히어로즈에서 은퇴한 김 코치의 KBO리그 성적은 32경기 출전이 전부다. 그러나 지도자 전향 뒤엔 전력분석원-수비 코치-타격 보조 코치를 거치며 차분히 커리어를 쌓아왔다. 현역 시절 빛을 보지 못했으나, 지도자로 노력해 '육성 장인' 타이틀을 얻은 워싱턴 코치의 궤적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수베로 감독과 한화 모두 중책을 맡긴 '믿는 구석'이 있었기에 내린 결정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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