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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야구인데…."
올림픽 휴식기로 시간을 벌면서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가 자기 공을 던지고 있다"며 기대를 모였다. 기복 있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김 감독은 8월 말 다시 이영하를 1군에서 제외했다.
해를 넘겨서도 길어지는 부진에 권명철 2군 투수 총괄 코치가 전담으로 붙었다. 권 코치는 "밸런스가 중간 중간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다. 공을 계속해서 던지는 게 좋다고 생각해 강하게는 아니더라도 릴리스 포인트를 잡아나가는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열흘 뒤 이영하는 선발이 아닌 구원으로 나섰다. 돌아온 이영하는 완벽하게 달라졌다. 9월 이후 나선 24경기에서 33⅔이닝을 소화해 4승1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60으로 핵심 불펜 역할을 소화했다.
기세는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졌다. 외국인선수로 선발진이 무너진 가운데 이영하는 승부처에 올라가 급한 불을 끄는 역할을 했다. 6경기에서 12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84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 중심에 섰다.
이영하는 노란박스 이야기에 "결과적으로 효과를 봤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부활'로 시즌을 마친 이영하는 "지난해 시작이 정말 힘들었지만, 점점 좋아지는 걸 느꼈다. 전에는 사소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크게 다가왔다. 나로서는 많이 배운 한 해"라고 돌아봤다.
이영하는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변화구 구종이나 마운드에서 고집해 온 스타일이 있었다. 슬라이더와 직구를 많이 던지다가 다른 변화구도 섞기 시작했다. 한번은 구속도 떨어지고 투구 컨디션이 안 좋아진 적이 있었다. 좋아지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받아들이려 한 변화들이 이제는 머릿속에 정립됐다"고 했다.
17승 투수 출신이지만 보직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웠다. 그는 "이제는 시키는 거라면 뭐든 한다는 마인드"라며 "지난해 '하고 싶다'고 먼저 말하고 해 봤는데 많이 힘들었다. 나보다는 감독님이 보는 눈이 더 정확하다. 내게 맞는 자리를 찾아서 시켜 주시면, 내 자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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