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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림픽 금메달도 있지만…(제리)로이스터 감독님 계실 때 야구를 참 즐겁게 했다.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로이스터 이전 롯데는 일명 8888577 비밀번호로 불리는 암흑기였다. 때문에 '노 피어'를 외친 로이스터 전 감독이 데뷔 첫해, 21세기 첫 가을야구 진출을 이뤄냈을 때만 해도 모두가 환호했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에게도 첫 포스트시즌이었다.
이대호는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야구 인생을 돌아보면, 올림픽 금메달도 있고, 메이저리그(시애틀 매리너스)도 있지만, 역시 로이스터 감독님 계실 때가 가장 즐거웠던 시기인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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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서튼 감독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는 부임 이후 언제나 '운동신경(athletic)'을 강조해왔다. 득점권 기회를 많이 만들고, 상황에 맞는 타격과 주루로 점수를 뽑는 야구를 추구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강조하는 점이 "두려움이 없어야한다"는 것. "야구는 실수와 리스크를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다. 겁먹지 말고 적극적인 야구를 하라"는 게 서튼 감독의 입버릇이다. 이를 위해 이번 캠프에서도 다양한 상황에 맞는 디테일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로이스터 전 감독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서튼 감독 역시 "노 피어 정신에 100% 동의한다. 당시 롯데는 영광스러운 야구를 했다. 한미일 어느 리그에서든 강팀은 자신감 넘치는 야구를 한다. 프로 선수에게 가장 큰 적은 겁먹고 움츠러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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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한번 말을 뱉었으니 책임져야한다"며 '은퇴 번복'의 가능성은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작년 유한준 선배처럼 우승하고 은퇴하면 참 멋있을 것 같다"며 마지막 시즌을 정조준했다. "사직 3만명 팬을 꽉 채우고 야구할 때가 그립다. 다시 팬들과 호흡하고 싶다"는 절실한 속내도 덧붙였다.
손아섭(NC 다이노스)이 떠나면서 지난해 8위였던 롯데 전력은 한층 더 약해졌다. 이대호는 "다른 팀들은 우승을 노리며 전력을 보강하는데 우린 주축 선수가 빠졌다. 안타까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이기는 게 스포츠다. 4강에만 오르면 우승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