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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처음 딱 얘기 나왔을 때부터 이걸 왜 만들었나 했다. 신청할 생각도 안했다."
어느덧 스스로의 욕심도 조금은 내려놓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배로 자리잡았다. 26일 김해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대우는 "이대호 선배의 멋진 은퇴, 어린 후배들의 성장을 돕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이제 내 욕심을 부릴 때는 지났다"며 미소지었다.
지난해 초반만 해도 뒤늦게 찾아온 생애 최고의 해인듯 싶었다. 개막 이틀만에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데뷔 첫 홀드를, 4월 20일에는 기어코 데뷔 첫 승을 거뒀다. KBO 역사상 최장기간(4374일) 데뷔 첫 승. 6월초까지 무려 7홀드를 올리며 팀내 홀드 1위를 내달리는 등 모처럼 팀 전력의 중심에 섰다.
"어릴 땐 그냥 타고난 재능만으로 야구를 했다. 그러니까 자꾸 다쳤다. 지금은 관리를 한다. 하지만 젊을때 몸관리를 더 잘했놨어야했다. 운동은 내가 한만큼 보탬이 되더라. 좋았던 기분만 갖고 경기를 하다 후반기를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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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대우는 일언지하에 자격을 포기했다. 롯데 자이언츠에 정식으로 지명받은지 올해로 20년. 평생 1군과 퓨처스를 오간 선수다. 그는 입술을 깨물며 뜨겁게 비판했다.
"구단에서 전화 왔길래 난 안한다고 했다. 2차 드래프트가 훨씬 낫지. 그래도 각 팀이 필요한 선수 데려가는 거니까. 가는 선수한테도 반전의 계기가 된다. (퓨처스)FA는 되기도 어렵고, 기간이라도 짧으면 몰라. 그럼 구단이 어린 선수는 잡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방출해도 되는 선수가 FA로 나가는 꼴이다. FA 선언할 정도로 성적이 좋으면 그게 1군이지 2군 선수겠나. 국해성(전 두산) 아직도 계약 못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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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우는 "작년 그 자리는 원래 내 자리가 아니다. (구)승민이 (최)준용이 모두 부상당해서 내가 뛰었을 뿐이다. 좋은 성적보다 그렇게 뒷받침해주는 게 내 역할"이라며 겸손해한 뒤 "그럴 때 내가 메워주고, 또 내가 빠진 사이 (김)도규 같은 선수가 올라와주고, 그게 강한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 아닐까. 올해 내년 우리팀 마운드 정말 강하다"며 웃었다.
"(이)대호 형 마지막 시즌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해주고 싶다. 후배들의 잠재력이 올해 다 터지지 않을까. 4강 그 이상이 목표다. 무엇보다 선수단과 팬도 '원팀'이 되서 타 팀들이 무서워하는, 끈끈한 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난 강팀 롯데의 조연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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