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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고참 대열' 잠실 아이돌의 자신감 "두산 약해졌다고? 또 이겨낼 것"[광주 인터뷰]

최종수정 2022-03-22 09:46

2022 프로야구 시범경기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두산 정수빈. 광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왕조' 개국 공신들은 하나 둘 떠났다.

두산 베어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정수빈(32)은 어느새 '고참'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위치가 됐다. 여전히 오재원(37), 김재호(37), 김재환(34) 같은 선배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정수빈은 허경민(32), 박세혁(32) 등 동기생들과 뒤를 받치면서 두산 야수진을 이끌고 있다. 정수빈은 "어릴 때부터 밑에서 선배들을 항상 보면서 자랐는데, 하나 둘 씩 떠나갔다. 이젠 후배들이 내 모습을 보며 잘 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두산 전력은 지난 시즌에 비해 더 약화됐다는 평가.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주포 김재환을 붙잡는데 성공했으나, 코너 외야수 박건우가 떠나면서 다시 자리를 메워야 할 상황이 됐다. 마운드에서도 선발-불펜에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두산이 시범경기 초반 5연패를 하면서 전력 누수에 이은 약화 우려는 더욱 커지는 눈치.

정수빈은 "자연스럽게 리빌딩 과정에 접어든 것 같다"며 "어린 선수들이 당연히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어떻게든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선수들이 많이 빠져서 전력이 약해진 건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 팀 컬러는 어린 선수들이 그 공백을 메우며 성장해 왔다는 것"이라며 "매년 해온 대로 어린 선수들 중 좋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박계범(26), 강승호(28), 안재석(20), 조수행(29), 강진성(29) 등이 눈에 띈다. 올해 1군에 올라온 선수들 모두 기량이 올라왔다"며 후배들의 활약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면서 "후배들이 항상 야구장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몸을 내던지며 끈질긴 야구를 하는 두산의 전통을 잘 배워 이어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높아진 위상만큼 책임감도 큰 정수빈이다. 그는 지난 전반기를 돌아보며 "야구가 참 신기하다. 매년 하던 대로 똑같이 준비했는데 지난해엔 유독 초반에 안되더라. 그래서 야구가 어려운 것 같다"며 "작년엔 초반에 다쳐서 경기를 나서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올해는 크게 문제될 것 없이 잘 준비하고 있다. 아프지 않고 1년을 보내는 게 제일 큰 목표다. 작년 초반에 많이 안 좋았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잘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최근 수 년 동안 KBO리그는 기동성과 수비력을 겸비한 중견수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두산 왕조 시절 정수빈이 보여준 활약상이 시초였다. 정수빈과 함께 수위급 중견수로 꼽히는 '짐승남' 김강민(40)조차 후배 중견수 최지훈(24·이상 SSG 랜더스)에게 "정수빈을 뛰어 넘으라"고 조언할 정도. 이에 대해 정수빈은 "최지훈은 수비도 잘 하지만, 스피드나 타구 판단이 빠른 선수다. 나보다 어리니 더 빠르지 않겠나(웃음). 곧 나보다 잘 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예전엔 외야수는 무조건 타격만 잘 하면 된다는 고정 관념이 있었는데, 요즘엔 수비 잘 하는 선수도 대우를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타격은 당연히 잘 해야 하지만, 수비 하나의 도움도 상당하다. 그런 부분을 인정 받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정수빈은 "예전엔 타격 지표를 목표로 두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욕심이) 없어지는 것 같다. 지금은 매 순간 안타를 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년 하던대로 넓은 잠실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허슬 플레이, 다이빙 캐치를 많이 하고 싶다. 은퇴할 때까진 이렇게 (수비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웃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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