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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가 너같은 능력을 갖고 있다면, 너처럼 안한다. 더 자신있고 패기있게 할 거다."
그리고 증명했다. 한화 이글스 정은원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타수 3안타(3루타 1) 1타점으로 맹활약,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1회초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고 나갔고, 후속 타자들의 착실한 진루타와 희생플라이로 손쉽게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만난 정은원의 표정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정은원은 "이겨서 너무 좋다.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못하고 있었는데, 조금씩 감을 찾는 것 같다"며 기뻐했다.
정은원은 스스로를 가리켜 '슬로우스타터 기질이 있다'고 표현했다. 지난해의 경우 4월에는 타율 2할7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0.791을 기록한 반면 5~7월 3할 타율을 잇따라 기록하며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상승세를 타고 기어코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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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예 기분이 괜찮았다고 하기엔 너무 못했지 않나. 그래도 걱정을 크게 하진 않았다.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면서 "좋은 생각 많이 하고,연구도 많이 했다. 그러면 반드시 올라온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스스로를 되새겼다.
특히 '내가 너 같은 타격 능력을 갖고 있으면 너처럼 안한다. 좀더 자신있고 패기있게 하라'는 질타를 가장한 수베로 감독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데뷔 때부터 남다른 선구안으로 주목받았던 정은원은 지난해 4할 출루율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터뜨렸다. 하지만 올해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걸림돌이 된 걸까.
정은원은 "개막전에 3안타 치고 굉장히 자신있게 출발한게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조급해지면서 차분함을 잃었다. 뭐가 문제일까, 해결책이 안보였다"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차분하게 하니까 좋은 결과를 냈다. 이게 잘될 때 느낌이구나 싶다. 신이 난다"며 미소지었다. 1회 첫 득점을 올린 뒤엔 평소보다 한층 격한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솔직히 투수 선배님들께 죄송스러웠다. 타율이 1할 2푼이었는데, 더 내려갈 곳도 없었지 않나.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싶다. 미안했던 만큼 잘해보겠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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