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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선수 DJ 피터스(27)의 방망이가 뜨겁다.
지난 14일 KIA 타이거즈전까진 보기 괴로울 정도의 부진이 이어졌다. 타율이 무려 1할8리까지 내려앉았다. 타구 질도 좋지 않았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는 커녕 제대로 걸리지 않은 투수 땅볼, 포수 앞 땅볼이 양산됐다.
피터스 스스로도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래리 서튼 감독, 라이언 롱 타격코치, 주장 전준우, 대선배 이대호 등을 부여잡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들은 '부담갖지 말고 천천히 풀어가라', '야구는 100m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마음은 편하게 먹고 네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며 피터스의 상처입은 멘털을 감싸안았다.
달라진 게 뭘까. 무엇보다 서튼 감독이 그간 클린업에 배치하던 피터스를 하위 타순으로 내려 부담을 덜어준 게 컸다. 지난 12일 KIA전 이후 6~7번타순에 기용되자 감을 찾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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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어 역시 2020년 데뷔초 타율이 1할7푼2리까지 추락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그를 살린 건 이동욱 NC 감독의 결단이었다. 외국인 타자임에도 과감하게 하위 타순으로 내려준 것. 8번타자로 기용된 첫날인 5월 2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을 때린게 터닝포인트였다.
이후에도 상위 타순으로 올라오면 부진했다가 하위타순에 내려가면 잘 치는 일이 반복됐고, 결국 이 감독은 그를 8번타순에 고정시켰다. 그 결과 31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93의 준수한 기량을 뽐냈다. 한국야구에 완전히 적응한 지난해에는 비로소 중심타선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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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팀 타율 1위(2할7푼2리) 팀 OPS 2위(0.707)로 팀 타선 전체가 불을 뿜고 있다. 유독 투고타저가 돋보이는 시즌인 만큼, 타선의 폭발력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아직 이대호를 주축으로 한 베테랑 4인방이 건재하고, 한동희가 데뷔 이래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올해, 피터스까지 터져준다면 '2약'이라던 평가를 뒤집고 가을야구를 노크하기에 충분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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