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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가 불편하면 상대팀도 불편하지 않을까. 내 공을 믿고 자신있게 던졌을 뿐이다."
SSG로선 한화 이글스와의 주말시리즈를 루징으로 마친 충격에서 깨어나기에 충분한 완승이었다.
폰트는 3회 한동희의 적시타로 1점을 내줬을 뿐, 큰 위기 없이 롯데 타선을 요리했다. 뚜렷한 준비동작 없이 그대로 내리꽂는 최고 153㎞의 위력적인 직구가 돋보였다. 이날 던진 86구 중 56구가 직구였다. 스스로의 구위에 대한 자신감이 인상적이다.
때문에 이날 경기 연기 가능성이 불거졌지만, 4시를 넘어서면서 거짓말처럼 맑아졌다. 새 단장한 사직구장의 훌륭한 배수시설과 롯데 구장관리팀의 노력으로 순식간에 물웅덩이가 사라지고 그라운드가 깨끗해졌다. 양팀 선발투수의 리듬이 흐트러졌을 수 있다.
하지만 폰트는 "어려움은 없었다. 내가 불편하면 상대팀도 불편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의식하지 않았다"며 강조했다. 에이스다운 강철 멘털이 돋보인다. 팀 타율과 OPS(출루율+장타율) 1위에 빛나는 막강 롯데 타선에 대해서도 "내 공을 믿고 자신있게 던졌다"며 여유를 보였다.
주전 포수 이재원이 부상으로 빠짐에 따라 이흥련과는 첫 호흡. 올해 한국 생활 2년차인 폰트는 "작년부터 많은 경기를 함께 하며 호흡을 맞췄다. 다를 건 없다"며 의연한 속내도 드러냈다.
이날 폰트의 호투도 돋보였지만, 최지훈과 박성한 등 야수진도 인상적인 수비로 그를 도왔다. 폰트는 "내외야 할 것 없이 완벽했다. 평소였어도 잘했다고 할만한데, 오늘은 그라운드가 젖어있었음에도 좋은 수비로 내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는 폰트의 올시즌 4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경기다. 폰트가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한 14일 LG 트윈스전은 패했지만, 나머지 4경기는 모두 승리했다.
폰트는 "내가 뛰는 경기에서 무조건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 내가 승을 챙기지 못하더라도 팀이 이기면 좋겠다"며 웃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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