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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나왔는데' 흔들린 롯데의 수비. 반즈 속 뒤집는 디테일의 부족 [부산리포트]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5-08 17:47 | 최종수정 2022-05-08 19:51


롯데 반즈가 삼성 이원석에 1타점 희생플라이를 허용한 후 다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5.08/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찰리)반즈는 정말 차분하게 잘 던진다. 반즈의 최대 장점이다."

김선우 해설위원의 칭찬도 잠시, 그 냉정한 에이스의 입에서 분노에 찬 고함이 터졌다. 수비진의 어이없는 실수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에이스의 존재는 야수들에게 긍정적인 긴장감을 부여하기 마련이다. 팀내 최고의 투수가 나온 날, 반드시 승리해야한다는 분위기가 팀 전체를 뒤덮는다.

8일 롯데 자이언츠는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에이스의 평정심을 흔드는 수비가 거듭됐고, 결국 4연패의 늪에 빠졌다.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전날까지 일주일간 1승4패, 타선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롯데로선 반즈가 끊어주지 못하면 연패가 길어질 우려가 있다.

반즈 스스로도 이를 모를리 없다. 특유의 빠른 템포와 자신감 넘치는 피칭으로 삼성 타자들을 오히려 압박했다. 특히 우타자를 상대로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바깥쪽 체인지업과 몸쪽 슬라이더, 그리고 허를 찌르는 하이패스트볼의 조합이 돋보였다.

그런데 수비진이 도와주지 않았다. 1회부터 문제였다. 강한울이 좌익수 쪽 뜬공을 쳤지만, 전준우가 타구 판단을 실수하면서 좌익수 앞 안타가 됐다. 추가 실점 없이 넘겼지만, 뜻하지 않게 투구수가 늘어났다.

그래도 2~3회를 3자범퇴로 기세 좋게 처리했다. 4회 무사 2,3루의 위기조차 1실점으로 끊어냈다. 하지만 또한번 수비 실책이 반즈의 발목을 잡았다.


202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반즈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5.08/

5회초에 또다시 사고가 터졌다. 1사 1루 상황에서 김현준이 병살타성 투수 앞 땅볼을 쳤다.

공을 잡고 돌아선 반즈는 순간 머뭇거렸다. 유격수 이학주와 2루수 안치홍이 한꺼번에 2루로 뛰어들었기 때문. 망설이던 반즈는 안치홍에게 공을 던졌지만, 안치홍은 이학주를 의식한 나머지 공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병살타가 될 타구가 내야 실책으로 1사 1,2루가 된 것. 심지어 다음 타자는 피렐라였다. 반즈가 발끈할 수밖에 없다.

피렐라는 우익수 앞 적시타를 쳤다. 이때 지나치게 서두르던 추재현이 제대로 잡지 못하고 떨어뜨렸다. 그 바람에 또다시 선행주자가 한 베이스를 더 가며 1사 1.3루가 됐다. 반즈로선 미치고 펄쩍 뛸 심정.

안치홍은 다음타자 강한울의 2루 땅볼 때 침착하게 병살을 만들어냈고. 7회에도 김현준의 매서운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건져올리며 속죄 수비를 이어갔다. 하지만 7회말 2사 2,3루의 찬스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반즈가 놓친 승리를 결국 가져다주지 못했다.

반즈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7회까지 7안타 2실점(1자책) 3K, 투구수 99개로 역투하며 에이스의 진가를 과시했다. 하지만 롯데는 이날 연장 10회 터진 삼성 오재일의 투런포로 2대4로 패배, 4연패가 됐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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