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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현장]마지막 경기 직관한 우승 투수, 단상에서 직접 인사. "지구 반대편에서 응원하는 형제 한 명이 있다"

기사입력 2022-05-18 20:58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 경기. 부상 장기화로 KT를 떠나게 된 쿠에바스가 아내, 아들과 함께 응원단상에 올라 팬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5.18/

[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외국인 선수가 시즌 중에 이별할 때는 대부분 조용히 떠난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선수단과도 인사 없이 떠날 때도 있는데 친하게 지냈을 경우엔 선수들과 아쉬운 마음을 나누기도 한다. 구단이 수고한 선수에게 선물을 주면서 한국에서의 활동을 기념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선수들도 팬들과 직접 인사를 하지 못할 때 SNS를 통해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경우도 많다.

KT 위즈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이례적으로 직접 야구장에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KT 구단이 공식적으로 쿠에바스의 퇴출과 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의 영입을 발표한 18일. 쿠에바스는 수원 KT위즈파크를 찾았다. 경기전 구단 프런트, 이강철 감독과의 면담을 했던 쿠에바스는 이날 LG 트윈스와의 경기전엔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인사를 했다. 쿠에바스는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이 항상 가족과 같았고 앞으로도 가족의 일원으로 느껴질 것이다"면서 "이 팀의 문화나 분위기가 정말 좋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꼭 돌아오고 싶다. 내년에 못 보더라도 지구 반대편에서 응원하는 형제 한 명이 있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KT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지금 시즌이 시작한지 5, 6주밖에 안 됐으니 기죽지말고 앞으로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또, 내년에 돌아오더라도 이 구단의 분위기를 꼭 유지해줬으면 좋겠다. 그 분위기가 작년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라는 쿠에바스는 "팀원들 모두가 좋은 선수이자 리더이다. 젊은 투수들도 많고 정말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쿠에바스는 끝으로 "앞으로 올 외국인 투수도 여기가 집이라고 느껴지게 잘해주길 바란다"면서 새 투수 벤자민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쿠에바스가 18일 경기전 라커룸에서 동료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쿠에바스는 자신에게 응원해준 팬들에게 직접 인사를 전하기를 원했다. 그리고 5회말이 끝나고 클리닝 타임 때 1루측 응원단상에 올랐다. 아내, 아들과 함께 오른 쿠에바스는 "진심으로 우리 집처럼 느꼈다. 멀리서 왔음에도 같은 가족처럼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그에서 최고의 팬이십니다. 지든 이기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면서 "제 아이도 팬 분들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항상 여러분도 쿠에바스의 가족이라 생각할 것이고 오늘 영원한 작별이 아니라 다시 보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작년에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라고 한 쿠에바스는 "챔피언기는 누구도 뺏을 수 없을 것이고 우린 항상 챔피언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팬들은 떠나게 된 쿠에바스를 향해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서로가 아쉽지만 부상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이별. 쿠에바스는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했지만 컴백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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