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아시아쿼터 유격수 제리드 데일이 스프링캠프에서 호평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아마미오시마(일본)=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진짜 (박)찬호 형이랑 비슷해요. 외국인이면 수비 스타일이 화려할 줄 알았거든요? 정말 깔끔하고 간결해요."
KIA 타이거즈 1루수 오선우는 4일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 아마미카와쇼구장에서 아시아쿼터 유격수 제리드 데일과 수비 훈련을 마친 뒤 엄지를 들었다. 오선우만 칭찬하는 게 아니다.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부터 선수들까지 수비는 지난해까지 주전 유격수였던 박찬호(두산 베어스)와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고.
KIA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최대어 박찬호와 결별했다. KIA도 나름대로 조건을 제시했지만, 박찬호의 선택은 4년 80억원 거액을 제시한 두산이었다. KIA는 해마다 유격수로 1000이닝 이상 뛰었던 박찬호의 공백을 기존 선수만으로는 채우기 어렵다고 판단, 데일을 15만 달러(약 2억원)에 영입했다.
80억원짜리 공백을 단돈 2억원을 채울 수 있을까. KIA마저도 약간은 품고 있던 의심은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 시작과 함께 해소됐다. 수비는 걱정할 필요 없는 수준.
이범호 KIA 감독은 "아시아쿼터로 야수를 뽑는 게 부담스러운 것을 안다. 데일은 그냥 내야수가 필요해서 뽑은 것은 아니다. 수비 자세도 좋고, 공 던지는 것도, 치는 것도 다 좋게 보여서 뽑은 것이다. 수비도 잘하고, 국내 선수들과 함께하는 자세 같은 것도 일본에서 아시아 야구를 경험해서 그런지 확실히 좋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오선우는 "진짜 찬호 형이랑 비슷하다. 외국인 선수면 수비 스타일이 화려할 줄 알았는데, 정말 깔끔하고 간결하다. 수비는 전혀 문제가 안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 가지 의문은 타격인데, 2000년생 어린 선수인 만큼 KBO리그에서 뛰면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히 보인다. 지난해는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육성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뛰었다. 2군 41경기에 출전해 35안타, 2홈런, 14타점, 타율 2할9푼7리를 기록했다.
일본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는 제리드 데일(오른쪽 끝).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이 감독은 "타율 2할7푼 이상은 칠 수 있을 것 같다. 홈런도 10개 이상은 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록은 경기 수에 비례한다. 일본에 있을 때 타격도 비디오로 많이 봤고, 펀치력도 나쁘지 않다. 일본 2군 야구장은 홈런성 타구가 바람의 영향을 많이 타는 경우가 있다. 2군 경기하는 구장들이 다 이런 유형(캠프 훈련용 경기장)이다. 그래서 홈런을 치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우리나라 경기장에서는 10~15개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분명 수준은 갖춘 선수다. 2026년 WBC 호주 야구대표팀에 발탁됐을 정도. 2023년 WBC에서 호주가 8강 신화를 썼을 때도 데일이 함께했다.
이 감독은 "데일이 어릴 때 마이너리그를 많이 경험했고, 호주 리그가 수준은 조금 떨어져도 투수들은 수준이 좋다. 호주에는 마이너리그를 다녀온 선수들이 있고, 일본 2군 투수들도 경험했는데 2할9푼을 쳤으니까 크게 걱정 안 한다. 나는 데일이 잘할 것 같다"고 믿음을 보였다.
올해 주전 유격수는 이변이 없는 한 데일이다. 김도영은 현재 3루 수비 훈련만 받고 있다. 김도영은 WBC에 다녀온 이후 시즌을 치르면서 차근차근 유격수 수비 훈련을 병행할 예정이다. 김도영은 데일에게 휴식이 필요할 때 한번씩 유격수를 경험하는 정도로 올 시즌은 넘어가려 한다.
이 감독은 "(김)도영이를 올해 유격수로 많은 경기를 뛰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도영이가 체력적으로 괜찮다 싶으면 유격수로 조금 내보낼 수도 있지만, 초반에는 3루수를 봐야 한다. 시즌 들어가면 3루수와 유격수 펑고도 받아보고, 경기에 내보내도 될 것 같다고 하면 데일이 쉬어야 할 때 한번씩 내보내려 한다. 지금 급하게는 생각은 안 한다. 그래도 아시아쿼터는 기간의 한계가 있으니까. 결국 도영이가 유격수로 가는 게 팀에는 가장 좋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