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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상대가 잘 치는 건 어쩔 수 없다. 중요한 건 그 다음이다. 빨리 잊어야한다."
블론세이브는 2번, 패전 기록도 2번 뿐이다. 블론이 패배로 연결된 날이 하루 있으니, 통상적 의미의 구원 실패는 단 3번 뿐이었다.
31일 LG 트윈스전에는 달랐다. 9회초 등판해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짓고 11세이브째를 올렸다. 6연패를 끊어낸 경기였다.
7-2로 앞서던 롯데가 막판 추격을 허용하며 7-5까지 쫓긴 상황. 첫 타자 홍창기부터 시작되는 까다로운 타순이었지만, 볼넷 하나만 내줬을 뿐 깔끔하게 승리를 지켜냈다. 최고 150㎞의 구속도 되찾았다.
팀내에서 최준용이 믿고 의지할만한 선배 역시 구승민과 김원중이다. 그중에서도 구승민은 김대우(38)가 없는 지금, 당당한 롯데 1군 최고참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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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앞서 만난 구승민은 6연패의 압박감을 부정하진 않았다. 그는 "선수들이 더 잘하려고 하다보니 오히려 흔들리는 것 같다. 원래 안좋을 땐 다 내 잘못 때문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지금은 (컨디션이 좋은)내가 버텨주고, 난 다른 선수들 컨디션이 올라왔을 때 쉬면 된다"고 덧붙였다.
"맞을 수도 있다. 불펜 투수는 위기에 올라오니까. 그 다음이 더 중요하다. 그 경기를 빨리 잊어야한다. (선발은 5일 휴식 후 나가지만)불펜은 그 다음날 또 던질수도 있다. 잘 던지고 못 던지고를 떠나서 리셋할줄 알아야한다. (최)준용이가 힘들어할 때 항상 해주는 얘기다. 어릴땐 나만 잘하면 됐는데, 이젠 후배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나도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구승민은 롯데 역사상 첫 2년 연속 20홀드에 빛나는 선수다. 베테랑 불펜의 노하우는 뭘까. 그는 '경기 보는 눈'을 꼽았다.
"내가 나갈 타이밍을 알고, 타선을 보면서 어떻게 승부할지를 떠올려야한다. 포커스를 잘 맞춰놓으면 막을 수 있는 확률이 많이 올라간다. 생각은 올라가기 전까지 많이 하고, 올라간 뒤엔 던질 뿐이다. "
구승민은 "1위팀 2위팀 3위팀 이렇게 상대를 의식하면 더 몸에 힘이 들어간다. 연패가 있으면 연승도 있는 법이다. 각자 자기 할일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이날 선발 이인복이 잘 던지고, 외국인 타자 피터스가 5타점을 올린 롯데는 LG를 꺾고 6연패를 탈출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