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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괴물루키'가 안정감 있는 선발투수로 자리잡으려면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
고교 시절 김진욱은 뛰어난 구위와 더불어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을 갖춘 투수였다. 프로 데뷔 이후론 달라졌다. 직구 구속이 150㎞ 안팎까지 올라간 반면, 완벽에 가깝던 제구가 흔들리고 기복도 심해졌다. 직구의 수직무브먼트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바꾼 투구폼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다.
올시즌에는 다시 고교시절에 가까운 폼으로 던지고 있다. 직구 구속은 조금 떨어졌지만, 그 위력은 여전하다.
25일 키움 히어로즈전이 그랬다. 1회 첫 타자 김준완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휘집을 상대로 삼진을 잡는 등 키움의 까다로운 상위타선을 잘 처리해냈다. 2회 역시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삼진 2개를 솎아내며 후속타를 깔끔하게 끊어냈다.
하지만 3회 들어 우르르 무너졌다. 연속 볼넷에 이어 이정후에게 허용한 2타점 3루타으로 안타와 밀어내기 볼넷, 밀어내기 사구를 잇따라 내주며 2⅓이닝 만에 교체됐다. 4사구가 무려 6개다.
특히 우타자보다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약점도 재차 노출됐다.
지난해 김진욱의 우타자 상대 타율은 1할8푼7리, 반면 좌타자 상대로는 2할9푼5리였다. 홈런 3개도 모두 좌타자에게 맞은 것.
불펜으로 기용되면서 우타자(97타석)보다 좌타자(129타석)를 더 많이 만났다. 그중에는 중심타자도 많았을 수 있다. 하지만 투구폼까지 바꾼 올해도 우타자 타율(1할9푼7리)보다 좌타자 타율(0.222)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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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신인상 라이벌이라던 시즌전 예상과 달리 이의리(KIA 타이거즈)에게 압도당했다. 올시즌 역시 이의리가 14경기 4승4패, 평균자책점 3.91로 순항중인 반면 김진욱의 발전은 더딘 모습.
하지만 이같은 현실에 서둘러선 안된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김진욱에 대해 "10년 20년 롯데의 선발을 책임져줄 선수"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차분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좌투수가 부족해 가르쳐주고 이끌어줄 만한 없는 롯데의 현실이 문제일까. 다행히 올해는 외국인 투수 반즈가 있다. 좌타자 타율이 2할에 못미치는(0.191) 대표적인 '좌승사자'다. 김진욱이 특유의 구김살 없이 적극적인 태도로 반즈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