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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타격은 분명 좋지 않다. 하지만 수비를 보면 "역시"라는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다.
KT 위즈의 베테랑 2루수 박경수 얘기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멋진 수비로 MVP까지 올랐던 박경수가 수비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여우같은 수비로 분위기를 바꿨다.
1-1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1사후 김인태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두산 김태형 감독은 대주자로 발빠른 조수행을 기용했다. 마운드에 선 박영현과 포수 김준태는 단독 도루 능력을 갖춘 발빠른 조수행을 신경쓸 수밖에 없었다. 박영현은 자주 견제를 했고, 심지어 1B에서 2구째엔 피치아웃을 하기도 했다. 조수행이 도루로 2루에 간다면 짧은 안타로도 끝내기가 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박계범이 2루수쪽으로 높은 플라이 타구를 날렸다. 너무 평범한 플라이. 1루 주자 조수행은 1루에 붙어 있었다. 이때 KT 2루수 박경수가 공을 잡으려 글러브를 들었으나 공을 잡지 않고 그라운드로 떨어뜨렸다. 모두가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는 일부러 떨어뜨린 것.
그제서야 조수행이 2루로 달렸으나 박경수는 여유있게 2루로 뿌려 조수행을 아웃시켰다. 2사 1루지만 1루엔 조수행이 아닌 박계범이 섰다. 도루 가능성이 조수행보다는 낮아졌다. 투수가 좀 더 편하게 타자에게 집중하고 던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 것.
이후 박영현이 9번 김대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2사 1,2루가 됐으나 바뀐 투수 이채호가 1번 강승호를 2루수앞 땅볼로 처리하며 KT는 경기를 11회로 넘겼고, 강백호의 역전 결승 2루타로 KT는 2대1 역전승과 함께 올시즌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