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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쓸 수 있는 투수'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입단 첫해 퓨처스(2군)리그 2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1홀드를 기록할 때만 해도 모두가 희망가를 불렀다. 하지만 곧 찾아온 부상 탓에 더 이상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와신상담한 이듬해 11경기에서 16⅓이닝을 던졌지만 결과는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은 7.16에 달했다. 탈심진 14개를 잡았으나 볼넷이 20개에 달할 정도로 제구가 불안했다. 전형적인 '와일드씽' 유형의 투수였다.
이태규는 "입단 후 캠프에 참가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전역 후 아카데미에서 손승락 코치(현 퓨처스 감독)에게 배우고 훈련을 하다 시즌 막판 등판 기회를 얻었는데 이렇게 캠프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태규는 산악전 전문 특수부대인 제1산악여단에서 특임보병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부대 특성상 입대 전까지만 해도 마른 체격이었던 그와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보직. 이에 대해 이태규는 "공을 잡을 기회는 없었지만, 기초 체력 운동을 상당히 많이 할 수 있었고, 기구도 잘 갖춰져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군 시절을 돌아봤다.
전역 후 지낸 아카데미 생활은 이태규의 야구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 이태규는 "그동안엔 공 하나하나에 힘을 써서 던지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아카데미를 거친 뒤 힘을 쓰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제구가 조금씩 잡혀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입단했을 때를 돌아보면 몸 관리 방법이나 프로 의식 같은 게 부족했다. 매번 중요한 타이밍에 다치기 일쑤였다"며 "(전역 후엔) 어떻게 해야 한다는 요령이 생기면서 좀 더 쉽고 편안하게 몸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육성 신분에서의 도전, 이태규의 마무리캠프 목표는 확신을 주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는 "커맨드를 잡아서 '경기가 되는 투수'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며 "내년 미국 스프링캠프 일정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귀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