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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SSG랜더스가 한국시리즈 중 사령탑 재계약 방침을 천명했다.
실제 SSG은 정규 시즌 압도적 우승 이후 김원형 감독 재계약 방침을 세웠다. 발표만 안 했을 뿐이다.
시리즈를 앞두고 자극제가 되라는 의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2승2패로 상황이 몰리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SSG 구단의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SSG는 0-4로 패색이 짙던 경기를 최 정의 투런포와 9회말 대타 김강민의 극적인 끝내기 3점포로 5대4로 뒤집어 이기며 시리즈 흐름을 바꿨다. 미리 발표한 감독 재계약이 선수단을 똘똘 뭉치게 한 효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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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에서 역대급 명승부를 펼치고 있는 상대팀 키움 홍원기 감독 역시 올 시즌을 끝으로 2년 계약이 끝난다. 결과를 떠나 이번 가을야구 화제의 중심은 단연 키움이다. 파란을 이끌고 있는 수장이 바로 홍 감독이다.
지난해 초 2년 총액 6억원에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지난 2년 간 팀을 크게 발전시켰다.
첫해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데 이어 이듬해인 올시즌 3위를 차지하며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부임 첫해 김하성이 빠졌고, 이듬해 조상우 박병호 등 투타의 주축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였다.
가을야구에서 홍원기 감독의 존재감은 강렬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선수기용과 교체를 통해 한정된 자원의 에너지를 극대화 해 상대를 압박했다. 틀에 박힌 상대전적보다 현재 컨디션을 매의 눈으로 살펴 현재 좋은 선수를 집중 투입했다.
4번으로 파격기용하던 김혜성과 유격수 김휘집이 일시 부진하면서 1승2패로 몰리자 4차전에 홍 감독은 3루수 송성문을 빼고 내야를 싹 다 바꾸는 파격 승부수를 띄웠다. 1루수 전병우에 2루수 김태진, 유격수 신준우가 키스톤 콤비로 나섰다.
변화는 대성공이었다. 2번으로 파격 배치된 전병우는 4타수2안타 1득점, 김태진은 3타수2안타 2득점, 신준우는 3타수2안타 2타점으로 6대3 승리를 이끌었다. 시리즈는 2승2패로 동률이 됐다.
투수교체도 놀라웠다.
좌타자 앞에서 잠수함 양 현과 김동혁을 투입하는 역발상으로 SSG타선을 봉쇄했다. 그야말로 신들린 듯한 안목이자 용병술이었다.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5차전에서 8회 김재웅, 9회 최원태 투입도 파격적인 순서 바꿈이었다. 결과론적으로 실패했다고 홍 감독의 지도력이 폄하될 수는 없다.
2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린 키움. 홍원기 재계약 카드로 반전을 시도해 볼 만 하다. 어차피 홍원기 감독이 아닌 다른 사령탑을 상상하기 힘들만큼 키움의 가을야구는 이미 최고의 성공작이었기 때문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