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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지휘봉을 잡은 이강철 감독은 '투수 조련사'로 정평이 나 있다.
KBO리그 막내팀 KT는 이 감독 부임 전까지 '만년 꼴찌'라는 달갑잖은 수식어를 달고 있었다. 2015년 리그 첫 참가 후 4년 연속 10위에 그쳤다. 특히 마운드 평균자책점이 4시즌 연속 5점대 중후반이었다. 어쩌다 타선이 터져도 마운드가 무너지기 일쑤였다. 4시즌 동안 1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크리스 옥스프링(12승·2015년) 단 한 명 뿐이었다.
이랬던 KT 마운드는 2019시즌 이 감독 부임을 계기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그해 팀 평균자책점이 처음으로 4점대(4.31)에 진입했다. 윌리엄 쿠에바스(13승), 라울 알칸타라(11승), 배제성(10승)까지 10승 선발 투수가 3명으로 확 늘었다. 2020시즌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5승) 소형준(13승) 쿠에바스(10승) 배제성(10승)까지 선발 로테이션 5명 중 4명이 1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통합 우승 시즌인 2021년과 올해엔 KBO리그 최강의 마운드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LG 트윈스에 이은 팀 평균자책점 2위를 잇달아 마크했다. 흔들림 없는 선발진, 짜임새 있는 불펜 외에도 흐름에 따라 능수능란하게 마운드를 운영하는 이 감독의 용병술도 적잖이 작용했다.
최근 국제 무대에서 대표팀 마운드의 성과는 좋지 않았다. 특히 앞선 도쿄올림픽에선 마운드 운영 면에서 두드러졌던 아쉬움이 '노메달 수모'의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이번 대표팀 코치 구성에 정현욱(삼성 라이온즈) 배영수(롯데 자이언츠) 코치를 불러 들였다. 투수 운영 면에서 확고한 철학이 있고 직언도 마다하지 않는 지도자들로 분류된다. 투수로 한 평생을 살았던 이 감독이지만 주관에 의존치 않고 소통하며 답을 찾아가겠다는 자신의 지도 철학을 대표팀에서도 이어갔다. 또 한 번의 '강철매직'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