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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KBO리그에서 전설적인 성적을 남긴 은퇴 선수들도 모두 막막한 현실에 탄식했다. 개개인의 잘못이 아닌, 총체적 난국. 대책은 있을까.
최소 1승1패를 희망했던 2경기였지만, 결과는 2패. 조 2위까지만 주어지는 8강 티켓은 이제 자력으로 얻을 수 없다. 남은 경기를 다 이기고도 타 팀의 결과와 운까지 따라야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8강 진출 여부가 문제가 아니다. 총력을 다 하고도 진 2경기에서 한국야구의 현주소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취재진에게 "원래 해설을 안하려고 했었는데, 후배들 응원해주려고 한다고 했다"던 이대호 SBS 해설위원도 "제구력이 없으면 투수는 힘들다. 투수력 차이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경기였다"면서 "보고 배워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경기를 하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성장할 것"이라고 후배들을 감싸면서도 못내 씁쓸함은 감추지 못했다.
이순철 해설위원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은 "지도자들과 선수들이 깨달아야 한다. 이렇게 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다. 호주전에서는 기본기를 완전히 벗어난 플레이를 했고, 오늘은 참담하다. 자존심이 무너졌다"고 쓴소리를 했다. 뿐만 아니라 양준혁, 김성근 감독 등도 미디어를 통해 개탄했다.
레전드들이 앞다퉈 소리를 내는 것은 '선수들이 잘못했다'는 메시지가 아니다. 경기 운영이나 실수한 플레이 등 내용면에서 아쉬움은 있었으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WBC에서 격차를 절감했다는 사실이다. 이길 수 있었지만 진 것과, 애초에 이길 수 없는 차이는 다른 문제다. 특히나 일본이 꾸준히 좋은 선수들을 발굴해낸 것과 달리, 한국 야구가 퇴보했다는 절망감이 야구계 전체를 덮쳤다. 좋은 선수를 기르지 못했고, 국제 대회에 맞는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했다는 통렬한 반성이자 개선에 대한 촉구인 셈이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