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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올해는 정말 달라졌다" 반나절도 안돼 절망으로 변했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4-04 08:18 | 최종수정 2023-04-04 09:14


"김도영 올해는 정말 달라졌다" 반나절도 안돼 절망으로 변했다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SSG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4회 1타점 적시타를 날린 김도영.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02/

"김도영 올해는 정말 달라졌다" 반나절도 안돼 절망으로 변했다
30일 오후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2023 KBO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KIA 김종국 감독과 김선빈, 김도영이 인사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3.30/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해는 정말 잘 준비한 것 같네요. 이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환하게 웃던 김종국 감독의 표정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어두워졌다. 올해 가장 기대를 모았던 핵심 내야수의 부상. 그것도 사실상의 전반기 아웃. 너무나 아쉽고 또 아쉽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개막 2경기만에 부상으로 쓰러졌다.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처음 예상보다 큰 부상이라 모두가 놀랐다. 김도영은 2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4회초 공격 도중 주루 플레이를 하다 부상을 당했다. 적시타를 치고 출루한 김도영은 이후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볼넷때 2루에 진루했다. 이어 2루 주자로 있다가 황대인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면서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다. KIA가 승기를 잡는 득점이었다. 그런데 홈을 들어온 직후 김도영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리를 절뚝였다. 곧바로 KIA 벤치에서 트레이닝 코치가 나와 상태를 살폈다.

통증이 있기 때문에 김도영은 다음 이닝 수비때 곧바로 교체됐다. 류지혁이 대신 3루 수비를 맡았다. 처음에는 그리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였었다. KIA 구단 관계자도 김도영의 상태를 살핀 후 "일단 아이싱을 하고 있고,

병원 검진 여부는 추후에 결정된다"고 이야기 했다. 사실 김도영이 누구와 충돌을 하거나, 명백하게 큰 부상을 당할만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잠시 후, 상태를 살펴본다던 김도영은 병원으로 향했다. 인천에 위치한 인근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결과는 청천벽력. X-레이와 CT 촬영 결과 왼쪽 5번째 증족골 골절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골절은 부상의 심각성을 180도 바꾸는 진단이다. KIA가 이날 SSG에 9대5로 대승을 거뒀지만 모두의 표정이 어두웠다. 최소 2개월 이상의 공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다음날인 3일 서울의 한 정형외과에서 다시 검진을 받았으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4일에 곧장 수술을 하기로 했다. KIA 구단은 "수술 후 경기 출전까지는 약 12~16주가 예상된다"고 했다. 김도영이 가장 빠르게 1군에 복귀할 수 있는 예상 시기가 7월초인 것이다. 사실상의 전반기 아웃이다.

KIA가 올 시즌 성장을 가장 눈여겨보고 있던 선수이기 때문에 허탈감을 이루 말로 할 수가 없다. 지난해 1차지명 신인으로 입단한 김도영은 시범경기때부터 대단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시범경기에서 무려 4할의 타율(0.432)을 기록하며 기대치를 더 높였다가, 막상 정규 시즌 개막을 하고나자 결과는 5경기 연속 무안타. 출발이 삐끗하자 시작부터 꼬이고 말았다. 결국 기대에는 못미치는 성적으로 첫 시즌을 마쳤다.

올해도 시범경기부터 활약했지만, 확실히 뭔가 달라졌다. 개막전에 스타팅으로 나와 첫 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어냈고, 플레이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김도영은 2일 경기에서 부상 전까지 3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 중이었다.


그런 김도영을 바라보던 김종국 감독은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와 얼마나 다행"이라고 웃으며 "작년에는 정말 신인 같았다. 결과가 안좋고 하다보니까 스스로 위축되고 그랬었는데, 올해는 정말 잘 준비했고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이제는 김도영에게 기대가 된다"며 흐뭇해했다. 개막전 3루수를 꿰찬 김도영에게 주전의 기회가 다시 찾아온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채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절망으로 바뀌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고, 이런 부상은 선수도 컨트롤하기 힘들다. 아마 김도영도 득점을 위해 긴장 속에서 전력으로 달리다가 발을 삐끗했는데 그게 골절까지 갈 줄은 전혀 예상못했을 것이다. 복귀 후에 다시 잘 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겨우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 결과가 단 2경기만에 이렇게 강제로 멈췄다는 사실이 허망하다. 아마 누구보다 김도영 본인이 더 그럴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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